Self-Service

Self-servicel - 마리끌레르 2016년 1월호
블랙 더블 브레스티드 트위드 재킷, 크롭트 팬츠, 버선에서 영감 받은 굽 없는 디자인이 특징인 블랙 부츠, 스틸과 블랙 레더가 연결된 3줄의 브레이슬릿으로 이루어진 프리미에르 트리플 워치 모두 샤넬(Chanel).
self-service - 마리끌레르 2016년 1월호
블랙 캐미솔 톱 드레스 샤넬(Chanel), 레이스업 슈즈는 본인 소장품.
Self-service - 마리끌레르 2016년 1월호
비대칭 커팅이 돋보이는 베이비핑크 톱, 스팽글 장식이 독특한 블랙 팬츠, 여성스러운 앞코가 특징인 메리제인 슈즈 모두 샤넬(Chanel).
Self-service - 마리끌레르 2016년 1월호
자개를 섬세하게 장식한 블랙 시폰 드레스, 블랙 부츠, 18K 화이트 골드에 1개의 라운드 컷 다이아몬드와 2백42개의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시그니처 이어링 모두 샤넬(Chanel).
블랙 더블 브레스티드 트위드 재킷, 크롭트 팬츠, 버선에서 영감 받은 굽 없는 디자인이 특징인 블랙 부츠, 스틸과 블랙 레더가 연결된 3줄의 브레이슬릿으로 이루어진 프리미에르 트리플 워치 모두 샤넬(Chanel).
블랙 더블 브레스티드 트위드 재킷, 크롭트 팬츠, 버선에서 영감 받은 굽 없는 디자인이 특징인 블랙 부츠, 스틸과 블랙 레더가 연결된 3줄의 브레이슬릿으로 이루어진 프리미에르 트리플 워치 모두 샤넬(Chanel).
Self-service 마리끌레르 2016년 1월호
까슬까슬한 질감의 누비 패브릭으로 만든 화이트 재킷, 오팔 컬러의 레이스 디테일 팬츠, 스틸과 블랙 레더가 연결된 3줄의 브레이슬릿으로 이루어진 프리미에르 트리플 워치 모두 샤넬(Chanel).

<안나의 눈물>에서 당신이 연기한 ‘안나’라는 인물은 성폭력 피해자를 취재하는 저널리스트이자 성폭력 피해자다. 피해자를 관찰하는 저널리스트와 피해 당사자가 된 안나, 이 두 가지 얼굴을 가진 인물을 연기하는 건 어떤 작업이었나? 시나리오에서 가장 마음에 든 부분은 영화가 관찰자의 입장에서 취재하던 주제의 피해자가 되는 저널리스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점이었다. <안나의 눈물>은 비슷한 주제를 다룬 다른 영화와 상이한 방식으로 전개된다. 안나는 다른 주인공들처럼 남들은 모르는 대단한 비밀을 발견하지 못하고 오히려 자신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조차 정확히 알지 못한다. 마치 이 세상에서 얼마나 잔인한 일이 아무렇지 않게 자행되는지를 반증하듯이.

극 중 안나는 여자로서 견디기 힘든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여배우에게 결코 쉽지 않았을 이 역할을 어떻게 준비했나? 초반부만 읽어보겠다는 마음으로 펼친 시나리오를 도저히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중간중간 끔찍한 장면이 워낙 많아서 이야기가 어떻게 마무리되는지 알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이미 마음속으로 안나 연기를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본격적으로 영화를 준비하는 동안에는 주제와 연관된 사회학이나 인류학 서적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 내 속에 내재된 공포를 잠재울 필요도 있었고, 인신매매라는 무거운 범죄에 대한 사전 지식과 감성을 내 속에 충분히 저장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허구적 설정이긴 해도 이 같은 험한 배역을 연기하고 싶어한 내가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 덕분에 그녀가 겪었을 격렬한 고통과 감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의미심장한 경험이었다. 물론 촬영이 마무리됐을 때는 드디어 끝났다는 생각에 무척 후련했지만.(웃음)

<안나의 눈물>이 관객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잔인함을 내재한 인류의 비극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굳이 파리에서 있었던 가슴 아픈 일을 언급하지 않아도 말이다. 극도로 비관적인 결론으로 들리겠지만 사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그렇다. 영화를 준비하면서 접한 많은 작품 중에 가장 내 마음을 움직인 아티스트는 프랑스 사진작가 앙투안 다가타(Antoine D’Agata)다. <안나의 눈물>이 주는 메시지는 창녀와 마약 같은 어두운 화두를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켜 삶의 의미를 돌아보게 하는 앙투안 다가타의 주제 의식과 같은 선상에 있다고 생각한다.

안나라는 인물을 어떻게 소개하고 싶은가? 예산을 포함한 다양한 이유로 시나리오 수정 작업이 촬영 현장에서까지 이어진 탓에 완성된 영화 속의 안나는 내 의견도 많이 반영된 캐릭터로 그려졌다. 불쌍한 여주인공이 힘겨운 상황에 처해 눈물을 흘리는 뻔한 설정은 모든 스태프가 피하고 싶어했지 만, 그렇다고 안나를 <킬 빌>에 등장할 법한 강인한 헤로인으로 만들어버릴 수도 없었다. 안나는 공포를 경험하며 무기력함도 느끼지만 그럼에도 자신만의 삶을 되찾기 위해 용기를 내는, 평범하다면 평범할 수 있는 여성이다. 안나를 연기하며 그녀와 나의 직업에 많은 공통점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 기자도 연기자와 마찬가지로 특정 주제를 자아가 다치지 않을 만큼의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진심을 담은 시선으로 바라볼 줄 알아야 하니까 말이다.

당신의 표현처럼 이 잔인한 세상에서 영화와 예술이 과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예술은 인간 속에 내재된 아름다움을 끌어내기 위한 가장 강력한 방식이다. 혹시 너무 성급한 결론이라면, 적어도 내게는 그랬다는 뜻이다. 내 인생은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Andrei Tarkovsky)의 영화나 타인의 시선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믿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방법을 가르쳐준 소설 <돈키호테>를 만난 후 달라졌으니까.

당신은 평소에도 사회 이슈에 관심이 많은 편인가? 내가 살아가는 세상 전반에 관심이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주변에 대한 관심은 끊은 채 단순히 개인적인 성공에만 집중하는 삶은 너무 슬프지 않은가.(웃음)

작품을 어떻게 선정하는 편인가? 한동안은 캐릭터나 시나리오보다 프로젝트를 보고 작품을 골랐다. 그중에는 말도 안 되는 프로젝트도 있었고 망친 것도 있었지만, 결과보다는 과정을 즐기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 후로는 팜므 파탈 역할이 많이 들어왔지만 오랜 시간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작업은 아니었다. 내게 여배우로서 터닝 포인트는 시몬드 보부아르나 코코 샤넬처럼 현존한 위대한 여성들의 역할로 찾아왔다. 그녀들을 연기하며 그녀들의 시대를 앞서간 비전과 역사, 세상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으니까.

샤넬의 앰배서더인 당신이 직접 코코 샤넬을 연기한 것은 특별한 경험이었을 것 같다. 메종의 앰배서더가 된 이후로 캉봉 거리에 자리한 샤넬의 아파트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마드무아젤 샤넬이 낮잠을 자던 소파에서 잠이 든 적도 있고, 재떨이 같은 그녀의 소품을 직접 사용하기도 했다. 배역을 제안받았을 때 이미 마음의 준비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던 건 이런 경험 덕분이었다. 상업영화에 출연하는 걸 그리 즐기지 않은 탓인지, 샤넬의 앰배서더가 된 이후로 내가 배우로서의 커리어를 포기하고 모델 활동에만 집중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코코 샤넬 역할과 함께 폭넓은 관객을 만날 수 있었던 기회는 내게 여전히 소중한 선물처럼 여겨진다.

코코 샤넬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모든 것이 완벽하고 아름다워야 했던 시대에 용감하게 반기를 들고 아름다운 분노를 표출할 줄 알았던 여성.

당신에게 뮤즈나 멘토가 있다면? 현존하는 인물이 아니어도 좋다. 단 한 명을 골라야 한다면 칼 라거펠트, 특히 그의 끝없는 지적 호기심을 들고 싶다.

당신도 한 아이의 엄마다. 엄마로 보낸 삶과 세월이 여배우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있을까? 노출 수위에 대한 고민을 제외하면 엄마라는 이름이 배우로서의 선택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촬영장에서의 나는 여배우고 집에서의 나는 엄마니까. 그저 나의 존재가 딸의 삶에 무게로 작용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촬영장으로 떠나는 날 아침이면 딸에게 ‘play’하러 간다고 말해 준다. 딸에게 직업이 가장 재미있는 놀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고, 일하는 엄마는 행복하다는 점도 일깨워주고 싶기 때문이다.

당신은 <마리끌레르> 1월호 표지의 주인공이다. 마리끌레르의 2016년을 당신이 열게 된 셈인데 새로운 한 해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예전에도 페미니즘에 관심이 많았지만, 어린 딸의 엄마가 되고 난 이후로 그 성향이 더 강해졌다. 거창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새해에는 세상의 모든 여성이 행복하게 자신의 삶을 만끽했으면 좋겠다. 남성들을 상대로 싸우라는 뜻은 결코 아니다. 페미니즘은 누군가를 상대로 쟁취하는 것이 아니니까 말이다.

딘(DEAN)이라는 장르

뮤지션 딘

뮤지션 딘(Dean)을 처음 발견한 것은 ‘리스닝 세션’이라는 이름의 동영상에서였다. 그래미 위너 에릭 벨린저와 제프 버넷, 미국 DJ 신의 독보적인 레이블 소울렉션의 프로듀서 DJ 에스타, 저스틴 비버의 안무가 마이켈 윌슨(Mykell Wilson) 등 동시대 흑인음악의 선두에 선 ‘월드 페이머스’가 좁은 녹음실 안에 옹기종기 모여 있다. 그래미 어워즈 대기실 같은 풍경 속에 음악이 흐르자 동양인 청년이 어깨를 들썩이고 추임새를 내지르며 노래를 시작한다. 그야말로 ‘천진’하게 놀았다. 그런데 이 자리, 이 청년의 음악을 대놓고 평가하는 ‘품평회’다.

EXO의 정규 앨범 <XOXO>의 수록곡 ‘Black Pearl’과 <SING FOR YOU>의 더블 타이틀 곡 중 하나인 ‘불공평해(Unfair)’의 작사와 작곡을 맡았으며, VIXX의 ‘저주인형’, 존 박의 ‘U’ 등 다양한 뮤지션의 앨범에 참여한 딘(DEAN). 그는 2013년 스물두 살부터아이돌 그룹 매드타운의 프로듀싱을 맡으며 비범한 이력을 쌓았다. 그리고 지난 2015년 유니버설 뮤직과 계약하며 본격적으로 필드에 올랐다. 트랜디한 음악을 좇는 리스너들 사이에서 그의 이름이 회자되기 시작한 것은 에릭 벨린저, 밀라 제이, DJ 에스타와 협업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부터다. 지난 7월 초 영국과 미국에서 먼저 발표한 에릭 벨린저와 그의 듀엣곡 ‘I’m Not Sorry’는 신인의 데뷔곡이라기보다 능수능란한 ‘선수’의 음악이었다. 도끼와 함께한 ‘I Love It’, 지코가 참여한 ‘풀어(Pour up), 다이나믹 듀오, 크러쉬와 함께한 여러 사운드를 비롯, 힙합 뮤지션 앤더슨 팩(Anderson Paak)이 피처링한 곡 ‘Put My Hands on You’ 또한 마찬가지다. 열을 올리고 식히는 완급 조절, 찐득한 보컬과 래핑, 쉴 새 없이 박자를 쪼개며 올리는 가속까지···. 동시대가 즉각 반응하는 요소들이 영리하게 뒤엉켜 있었다. 이후 사운드 클라우드에 업로드 되는 곡마다 10만 조회수를 가뿐히 넘겼다. 장르를 분류하고 계보를 세우기에 바쁜 평론계가 이 요란한 뮤지션에 대한 평가를 유보하고 있다. 그는 세상에 없는 음악이다.

에릭 벨린저와의 작업은 어떻게 시작했나? 소속돼 있는 프로덕션 그룹 ‘줌바스’는 LA를 중심으로 미국 음악에 대한 인프라가 탄탄하다. 줌바스의 신혁 대표를 통해 현지 뮤지션들과 작업을 하며 가까워질 수 있었다. 처음 음반을 준비할 때부터 미국 시장을 염두하고 작업했기 때문에 한국은 물론 미국에서도 찾을 수 없는 완전히 새로운 장르의 음악을 하고자 했다. 그런 점에서 에릭 벨린저와 처음부터 잘 맞았다. 그는 이미 R&B 영역에서 독보적인 색깔을 지닌 뮤지션이지만, 그의 음악을 반복하기보다 우리 둘의 새로운 시너지를 빚어보고 싶었다.

흑인음악에 정통한 온라인 매체 ‘하이프트랙(Hypetrak)’이 메인 페이지에서 ‘I’m Not Sorry’를 소개했다. 영광이다. 당시 카니예 웨스트와 함께 소개됐다.(웃음) 물론 에릭 벨린저의 역할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주로 어떻게 작업을 시작하나? 멜로디나 리듬 외에도 이미지는 음악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가게 간판에서 독특한 색 조합을 발견하면 사진을 찍어두기도 한다. 그림을 본다고 악상이 떠오르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림에서 받은 느낌을 오래 기억하려고 한다. 시각적인 자극에 민감한 편이다.

‘Put My Hands on You’는 어떤 곡인가? 앤더스 팩, DJ 에스타와 공동 작업했다. 일렉트로닉에 재즈를 더한 딥 하우스 풍의 곡이다. 음악을 워낙 많이 듣기 때문에 듣는 순간 ‘이건 뭐다’ 하는 느낌이 있는데, 나로서도 장르를 뭐라 말하기가 어렵다. 힙합이면서 R&B와 일렉트로닉이 섞여 있다. 함께 작업한 앤더스 팩은 랩을 하면서 노래도 하고 밴드에서 드럼도 친다. 그가 지닌 ‘혼종’의 성향이 좋다.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하고 싶나? 평소 흑인음악보다는 밴드 음악을 많이 듣는다. 아일랜드 일렉트로닉 록 밴드 투 도어 시네마 클럽(Two Door Cinema Club)이나 일렉트로닉과 힙합, 펑크를 R&B에 담는 미구엘(Miguel) 등 다양한 장르가 섞인 음악을 좋아한다. 하나의 장르만을 고수하지 않으려고 한다. ‘도대체 장르가 뭐냐’는 질문은 내게 칭찬이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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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Movie Night

이솜 화보
이솜
블랙 플라워 원피스 지스트리트494(G.street 494)
스틸레토 세르지오 로시(Sergio Rossi)
뱅글과 이어링, 링 모두 불가리(Bulgari)

어쨌든 풍요로운 시기다. 한 해 동안 2억 명이 극장을 찾았고, 천만이라는 경이적인 숫자에 무뎌진 이들은 얼마나 최단 기간에 천만 영화가 되었는지를 셈한다. 이 요란한 자축의 한편에서 소자본 영화들은 여전히 고군분투 중이며, 저마다 빛나는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5월 제56회 베니스 비엔날레 은사자상을 수상한 임흥순 감독의 <위로공단>과 11월 아시아 태평양 스크린 어워드 심사위원상을 받은 박정범 감독의 <산다>는 세계 일주를 하듯 해외 유수의 시상식을 섭렵했고, 유럽 아트하우스 영화관에서 상영됐다. 그리고 작은 영화들의 큰 성공을 나서서 축하하는 이, 샴페인 하우스 모엣&샹동이 있다. 2012년부터 ‘모엣 라이징 스타 어워드(Moet Rising Star Awards)’라는 이름 아래 한국 영화계의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기대주를 선정해온 모엣&샹동. 2012년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열렸던 첫 회에서는 <바비>의 이상우 감독이, 전주국제영화제로 자리를 옮긴 이듬해에는 <러시안 소설>의 신연식 감독이, 2014년 <무산일기>의 박정범 감독과 2015년 <한공주>의 이수진 감독이 모엣 라이징 스타 어워드 감독상을 수상했다. 호사스러운 레드 카펫 워킹이나 거창한 수상 소감으로 시상식을 치장하기보다 수고한 영화인들을 한옥으로 초대해 따뜻한 저녁 식사를 대접해온 모엣 라이징 스타 어워드. 지난 12월, 역대 수상 감독을 초대한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의 정찬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정갈한 파인 다이닝에 맞춰 모엣&샹동 임페리얼과 그랑 빈티지 2006이 차례로 서브되었고, 이 자리에 2016년 <마리끌레르>가 주목하는 배우 이솜이 함께했다.

이솜 화보
재킷과 스커트 모두 샤넬(Chanel)
블랙 샌들 힐 세르지오 로시(Sergio Rossi)
이어링과 링 모두 피아제(Piaget)

이솜 배우

작품에 대한 평가는 나뉘었지만 배우 연기에 대한 혹평을 찾기 힘들었던 영화 <마담 뺑덕>. 사랑과 절망, 분노의 고개를 수없이 오르내리는 여자‘덕이’를 연기하며 생의 첫 주연을 소화한 그녀는 촬영 당시의 고통스러운 시간마저 즐겁게 회상하고 있었다. “고열로 응급실에 갈 정도로 힘들었어요. 고생한 만큼 기억에 오래 남더라고요. 그래서인지 자꾸 힘든 작품이 하고 싶어요.”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극장 티켓을 모으고, 티켓을 오래 간직하기 위해 직접 코팅기까지 구입했던 그녀는 영화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영화가 너무 좋아요. 영화라는 단어가 품은 아름다운 어감도 좋고요. 레아 세이두를 비롯해 좋아하는 배우들이 많은데, 단역부터 준비해 연기를 시작하고, 배우로서 성공한 이후에도 상업영화와 독립영화를 자유자재로 오가는 모습이 멋있어 보여요. 저 역시 그런 배우가 되고 싶고요.” 박정범 감독의 <무산일기>와 이수진 감독의 <한공주>가 인상 깊었다는 그녀는 서른 이후 펼쳐질 배우의 삶을 기대하고 있다. “하드코어적인 작품도 해보고 싶어요. 좋은 배우의 얼굴에는 삶의 면면이 담겨 있는 것 같아요. 다양한 장르를 소화할 수 있도록 시간이 빨리 흘렀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스스로 때를 많이 입혀야 하는 시기 같아요.”

감독, 영화감독
이상우
벨벳 재킷 에트로(Etro)
터틀넥 에르메네질도 제냐(Ermenegildo Zegna)
페이즐리 포켓 스퀘어 브로이어(Breuer)
팬츠 엠포리오 아르마니(Emporio Armani)
신연식
재킷과 베스트, 팬츠 모두 엠포리오 아르마니(Emporio Armani)
화이트 셔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이상우 감독

<트로피컬 마닐라> <엄마는 창녀다> <아버지는 개다>. 자극적이다 못해보는 사람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이상우 감독의 작품들은 해외 영화제에서 환영을 받았지만 정작 국내에선 수상 기회가 적었다. 일찍이 모엣&샹동은 작품<바비>에 내재된 감독의 재능과 가능성에 동의하며 ‘라이징 스타 어워드’의 첫 번째 수상자로 이상우 감독을 선택했다. 이후 그는 자신의 이름을 건 영화사를 열었고, 지난 10월 <스피드>를 선보이기까지 일정한 속도로 매년 작품을 선보였다. “저처럼 독립영화만 10편 넘게 만든 감독도 드물어요. 영화제에서는 객석이 꽉 차는데, 본 게임이라 할 수 있는 극장 상영에서는 늘 참패하니 힘 빠질 때도 많죠.” 그럼에도 그는 “영화제 나가서 칭찬받고, 관객에게 박수 받는 게 좋아”서 계속 영화를 만든다. 이 단순하고 명료한 이유로 올해는 무려 6편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시작은 2014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한 <친애하는 지도자동지께>. 제20회 시체스 국제영화제 등에 초청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작품이다. “곧이어 개봉할 <스타박’스 다방>은 순한 이야기예요. 한 대학생이 커피가 좋아서 커피숍을 열고, 커피 배달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죠. ‘배달’한다고 하니까 다들 이상한
생각 하는데, 아닙니다. 정말 배달만 하는 휴먼 드라마예요.(웃음)”

 

신연식 감독

“40대로 진입하기 전, 젊어서 할 수 있는 영화적 실험은 후회 없이 해본 것 같아요. 지금까지의 작품이 습작이었다면, 2016년부터는 열매 맺는 작업을 시작할 생각입니다.” <러시안 소설>과 <배우는 배우다> <조류인간> 등을 연출한 신연식 감독. 직접 쓴 탄탄하고 풍성한 텍스트는 연출가로서 그가 지닌 가장 강력한 무기다. 그는 올해 상반기에만 3편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연출작인 <프랑스 영화처럼>이 1월 14일에, 그가 시나리오와 제작을 맡고 이준익 감독이 연출한 <동주>는 2월 18일에 개봉한다. <배우는 배우다>를 통해 이준을 배우로 성장시킨 신연식 감독은 이번 <프랑스 영화처럼>에서도 걸 그룹 시스타의 다솜을 비롯해 미국 드라마 <워킹 데드>의 스티브 연 등 잠재력을 지닌 젊은 배우들과 함께한다. “배우 강하늘이 시인 윤동주를 연기한 <동주>는 이준익 감독 스스로 <사도>보다 좋다고 평한 작품이에요. 위인 전기영화라기보다 순수 창작물에 가깝습니다. 윤동주 시인을 시작으로 대한민국 대표 예술인 10명에 대한 시리즈물을 기획하고 있는데 다음 주자는 ‘목포의 눈물’을 부른 가수 이난영씨예요.” 멜로영화도 완성할 계획이다. “배우 마동석씨랑 사석에서 가볍게 이야기하다가 성사된 기획이에요. 마동석이 아니면 할 수 없는, 대체 불가한 멜로영화를 만들어볼 생각입니다. 상업영화지만 굉장히 독특한 장르영화가 될 거예요.”

감독, 영화감독
박정범
화이트 셔츠와 니트, 블랙 롱 재킷과 슈즈 모두 디올 옴므(Dior Homme)
팬츠 엠비오(Mvio)
이수진
체크 코트 클럽모나코(Club Monoco)다크 그레이 스트라이프 재킷 엠비오(Mvio)
화이트 셔츠와 타이, 슈즈 모두 에르메네질도 제냐(Ermenegildo Zegna)
팬츠 에트로(Etro)

박정범 감독

<무산일기>의 탈북자 ‘승철’, 정신병을 앓은 누나와 조카를 책임지는 <산다>의 일용직 노동자 ‘정철’이 그랬듯 박정범 감독이 연출하고 연기한 이들은 하나같이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그리고 이 험난한 여정 속 박정범 감독 역시 연출가로서 고행을 감내한다. 50번의 시나리오 수정을 거치고, 강원도에 갇혀 촬영에 매달리며 완성한 <산다>가 지난봄 개봉한 이후 그는 매달 한 번씩 해외 영화제에 참가했다. “<산다>를 완성하고 난 뒤 한동안 스스로 갇혀 있는 기분이 들었어요. 겨울이 되니 좀 정리가 되는 것 같아요. 다음 작품을 할 에너지가 생겨요. 지금까지 이 사회의 약자를 이야기했다면 좀 더 다양한 사람들을 다루고자 합니다. 명필름과 함께 휴먼 드라마를 준비하고 있어요.” 박정범 감독이 빚는 편안한 휴먼 드라마라니 의아했다. 그리고 이내 궁금해졌다. “등장인물 사이에서 벌어지는 갈등이나 위기를 어떤 장르로 풀어내는가에 따라 휴먼 드라마의 성격이 달라지기 마련인데, 아무래도 제가 잘할 수 있는 방식은 사실주의적인 접근이라고 생각해요. 동시대 대중의 관심사나 사회문제를 불편하지 않게 담아내면서도 생각할 만한 이슈를 전하고 싶죠.” 이 밖에 박정범 감독은 폴란드 오프플러 카메라영화제 대상 부상으로 폴란드 간 합작 영화 제작을 지원받는다. 이창동 감독이 제작을 맡을 예정이다.

이수진 감독

2014년 봄, 세월호 참사가 나라를 잠식한 때 깊은 슬픔 속에서 <한공주>를 만났다. 우리는 분노했고, 동시에 부끄러웠다. “<한공주>를 촬영할 때만 해도 이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보게 될 줄 몰랐습니다.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 에너지도 없었고요. 차기작에 대한 관심에 부담을 갖기보다 스스로 본질에 충실하려는 마음으로 작업을 계속 이어갈 예정입니다.” 첫 장편으로 제13회 마라케시 국제영화제, 제43회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제28회 프리부르 국제영화제 등 세계 영화제의 상을 고루 품은 그이지만 평생 어떤 영화를 만들겠다는 다짐도, 먼 훗날의 계획도 자신에게는 여전히 사치라고 말한다. “단편을 거쳐오며 자연스럽게 학습된 마음가짐 같아요. 10년간 사진을 하다가 인생에 영화 한 편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것이 첫 단편 <아빠>였습니다. 그 이후 작품부터는 이번이 마지막 영화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이 자리까지 더듬더듬 온 거죠. 힘들 때는 내가 최고라고 자기최면도 걸었다가, 또 어떤 날에는 이 길이 맞지 않다는 생각도 하죠. 자책과 응원을 반복하며 왔으니 장기적인 계획은 여전히 무리예요.” 이수진 감독은 다음 작품 시나리오 작업 중이다. “꿈에 대한 이야기가 될 것 같아요. 누구나 꿈이나 희망을 품고 있지만 이에 집착하다 보면 꿈이 미신이나 우상처럼 돼버리는 상황이 생기거든요. 그런 이야기예요.”

이솜, 감독
이솜
블랙 드레스 발렌티노(Valentino)
뱅글과 반지 모두 불가리(Bulg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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