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Man Loves

What Man Loves, 남자들이 좋아하는 여자 패션 - 마리끌레르 2016년

고동휘, <아레나> 에디터

선글라스를 습관처럼 쓰는 사람이 문득 귀엽게 느껴졌다. 밥을 먹을 때나 책을 볼 때나 담배를 피울 때나. 작은 불편을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 어떤 태도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영화 <원 데이>가 생각났다. 영화에서 앤 해서웨이가 쓴 선글라스가 잘 어울리는 사람이면 좋을 것 같다. 동그란 선글라스와 어울리는 헝클어진 머리, 그 장면에선 수영복을 입고 있었지만 어쨌든 별거 아닌 옷을 신경쓰지 않고 입는 담담함. 불현듯 평소의 생활이 느껴지는 심플한 옷들을 입은 여자들이 좋아졌다.

최태순, 남성복 디자이너

봄을 맞으면 늘 하염없이 산책할 궁리를 한다. 5월의 데이트에서 산책을 빼놓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종종 산책과 어울리는 사람을 상상하는데, 그 사람이 봄의 풍경을 해치지 않는 담백한 차림이었으면 좋겠다. 은은하게 풍기는 머스크 향, 굵은 스트라이프의 포플린 셔츠, 자연스럽게 물이 빠진 청바지가 생각난다. 역시 머리는 짧고 생기가 있어야 한다. 문득 내가 아내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에 여기서 글을 맺는다.

김참, 사진가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산촌에서 태어난 주인공이 집에 혼자 남게 되면서 자급자족으로 생활하는 내용이다. 벼농사를 짓고, 밭에 채소를 키우면서 자기가 손수 키운 것들로 음식을 해 먹는다는 단순한 이야기. 문득 이 영화의 주인공과 봄밤을 함께 보내고 싶어졌다. 이 영화의 주인공 하시모토 아이는 영화 내내 목에 흰 수건을 두르고 상의는 땀에 젖어 축축해진 모습이었지만, 그 어떤 고운 옷을 차려입은 여자보다도 예뻐 보였으니까.

박세훈, 아트 디렉터

차분한 톤의 룩을 선호하는 편이지만, 문득 올해 5월엔 밝고 화사한 컬러의 룩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원색의 과일이나 채소 또는 커다란 식물이나 꽃이 프린트된 스커트에 심플한 원색 상의, 거기에 대비를 이루면서도 조화롭게 어울리는 조그마한 백, 적당한 높이의 힐 정도가 생각난다. 물론 활짝 웃는 그녀의 밝은 미소가 올해 5월 보고 싶은 데이트 룩의 전부이긴 하지만.

김태환, 프로그래머

여자의 특권이자 여자가 남자와 다르다는 걸 확실히 느끼게 하는 옷이 있다면 그건 바로 원피스다. 그러니 원피스가 잘 어울리는 여자는 더할 나위 없이 예쁘다. 문득 떠오르는, 봄날의 햇살을 가득 담은 듯한 피케 원피스부터 고혹적인 향기가 날 것만 같은 여성스러운 원피스까지 디자인은 아무래도 좋다. 바람에 치맛자락이 살포시 나부끼는 지금 이 계절만큼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사랑스러운 때도 없을 테니. 그녀가 내게 다가오는 것만으로 사랑으로 충만할 것 같다.

장우철, <GQ> 에디터, 사진가

원피스를 좋아한다. 어쩌면 ‘원피스만’ 좋아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나만 입는다는 뉘앙스에서 뭔가 야한 느낌을 받는 건 아니다. 오히려 하나만 입어도 되는, 여성만의 간결하고 부드러운 힘을 느끼며 좋아서 웃는 쪽이다. 원피스 중에서도 몸에 딱 붙는 것보다 실루엣이 풍성하게 퍼지는 것을 더 좋아한다. 발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수많은 곡선이 생길 것이고, 그것은 곧 일상에 접힌 주름을 하나 하나 펴는 것 같은 감각을 불러일으킨다. 가령, ‘내가 지금 데이트를 하고 있구나’라든가 ‘내가 지금 사랑이라는 걸 하고 있구나’라든가, 새삼스럽게 누구에게 어필하려는 게 아니라, 오직 혼자만의 은밀한 감각을 느끼는 것이다. 그런 여자 옆에 설 땐 각진 제복을 입는 게 어울릴까? 최근에 본 원피스중에는 배트멍 런웨이에서 본 붉은 원피스가 좋았다. 얼마 전 경주에서 한창 절정인 동백꽃을 보면서도 그 원피스가 생각났더랬다.

연관 검색어
,

Chain on Me

Chain on Me, 체인 - 마리끌레르

굽에 체인을 더한 파이톤 가죽 부티 가격 미정 루이 비통(Louis Vuitton), 로고 퀼팅 백 가격 미정 모스키노(Moschino), 골드 체인 장식 샌들 가격 미정 버버리(Burberry), 전면에 크리스털 스톤을 장식한 브레이슬릿 가격 미정 샤넬(Chanel), 블랙 체인 네크리스 16만2천원 엠주(mzuu), 미니 백 1백13만원 알렉산더 왕(Alexander Wang).

연관 검색어

From Gym to Street

최근 패션계의 화두로 끊임 없이 언급되고 있는 신조어, 바로 ‘애슬레저(athleisure)’다. 애슬레저는 운동을 뜻하는 ‘athletic’과 여가를 뜻하는 ‘leisure’가 더해져 생겨난 단어. 피트니스 센터에서나 입던 기능성 스포츠웨어 혹은 집 앞 슈퍼에 갈 때나 꺼내 입던 ‘추리닝’이 이번 시즌 수많은 패션 레이블의 런웨이에 당당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물론 스포츠웨어 브랜드의 그것보다 무척 시크하고 예쁘며 비싸게 말이다.

운동복을 감각적인 스트리트 패션으로 탈바꿈시킨, 이 애슬레저 룩 열풍의 일등 공신이 요즘 대세 모델 지지 하디드켄달 제너라는 사실엔 모두 이견이 없을 터. 탱크 톱과 레깅스, 러닝 슈즈 차림으로 거리를 활보하는 그녀들의 (환상적인) 건강한 몸매에 전 세계가 칭송을 아끼지 않았으니 말이다. 이런 애슬레저 룩 붐을 애써 외면하던 하이 패션 예찬론자들도 이번 시즌만큼은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상황. 우아함과 여성미를 추구하는 하이패션 레이블까지 이러한 트렌드에 동참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클로에 런웨이에서는 트레이닝팬츠 주머니에 무심하게 손을 찔러 넣고 런웨이를 걸어 나오는 트랙 수트 차림의 클로에 걸들을 만날 수 있었고, 요즘 가장 핫한 구찌의 2016 S/S 컬렉션에서도 섬세한 자수 디테일을 가미한 그린 컬러의 트랙 수트가 등장했다. 우아함의 정수를 보여주던 보테가 베네타 역시 스트링이 달린 조거 팬츠와 집업 점퍼를 매치한 룩을 런웨이에 올렸다. 그 밖에 브라톱과 메시 소재, 오버사이즈 후디 등 스포티한 요소가 가득한 알렉산더 왕, 스포티한 어깨선이나 반두 톱 등이 등장한 3.1 필립 림과 랙앤본 컬렉션도 애슬레저 무드에 힘을 실었다. 타미 힐피거는 트랙 수트와 메시 톱, 비키니를 레이어드해 휴양지의 여유로움을 전했고, 폴앤조는 실키한 소재의 러닝 쇼츠와 집업 점퍼로 사랑스러운 스포티 무드를 연출했다.

전통적인 스포츠웨어 브랜드들은 이런 열기에 힘입어 퍼포먼스 웨어와 일상복의 경계를 없애는 데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디다스는 카니예 웨스트, 리타 오라 등의 패셔니스타는 물론이고 라프 시몬스나 릭 오웬스 같은 패션 레이블과 지속적으로 콜라보레이션 라인을 선보이고 있고, 푸마 역시 최근 리한나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내세운 ‘Fenty Puma’ 컬렉션을 발표하며 패션 브랜드로의 진화를 선포했다. 물론 콜라보레이션이 아니더라도 올데이 룩으로 활용하기에 손색없는 스포츠웨어도 쏟아져 나오는 추세. 당신이 비록 운동을 하지 않더라도, 스포츠웨어 매장에서 쇼핑할 일이 점점 더 많아 질거라는 얘기다.

하지만 우리가 이 트렌드에 동참하기 전에 반드시 체크해야 할 중요한 조건이 있다. 애플힙과 탄탄한 복부, 적당히 근육이 잡힌 어깨와 등이 내 몸에 ‘장착되어’ 있는지 확인하자. 아쉽게도 에디터는 어느 하나 해당 사항이 없지만 포기하지 않겠다. 완벽한 애슬레저 스타일에 도전하고 싶다면 지금 당장 운동을 시작하자. 스타일과 몸매를 동시에 만들어주니 이 얼마나 기특한 트렌드인가!

연관 검색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