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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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의 경계가 모호하고 맑은 하늘보다는 미세먼지로 뿌연 날에 대한 기억이 더 많은 것이 요즘이다. 한여름이면 기온이 무섭도록 치솟고 한겨울에는 눈이 폭탄처럼 쏟아지는 이상기후에 대한 뉴스가 이제는 놀랍지도 않다. 이 지구에서 함께 살아가야 할 사람들은 점점 늘어나는데, 함께 나눠야 할 자원은 놀라운 속도로 바닥을 드러내고, 인구가 늘어나는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함께 살던 생명체의 종류가 줄고 있다. 케어링 그룹은 우리 모두가 직면한 지구의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시작했다. 케어링 그룹의 최고경영자인 프랑수아 앙리 피노(François-Henri Pinault)는 2016년 달성을 목표로 ‘지속 가능성 목표’를 발표했고 4년간 탄소 배출과 물 소비, 폐기물 등을 줄이며 환경에 나쁜 영향을 주는 생산 과정을 없애거나 줄이기 위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왔다. 그리고 이제 케어링 그룹의 모든 브랜드가 만드는 제품의 99%는 폴리염화비닐(이하 PVC)을 사용하지 않으며 탄소와 폐기물 배출량 모두 10% 이상 줄이고 물 사용량은 20% 가까이 줄였다. 이러한 성과를 기반으로 케어링 그룹은 올해 말 다시금 새로운 지속 가능성 목표를 세우게 된다.

 

케어링 그룹의 지속 가능성 부서는 어떤 활동을 합니까? 케어링 그룹의 프랑수아 앙리 피노 회장은 ‘지속 가능한 개발’에 대해 강한 의지와 확실한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개념은 그룹이 비즈니스 전략을 짜는 데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룹 내 모든 브랜드에는 각각 지속 가능한 개발 책임자가 별도로 있어 관련 업무를 담당합니다.

그렇다면 브랜드마다 전략을 세울 때 지속 가능성 부서가 참여합니까? 지속 가능성 부서는 15명 정도의 전문가로 구성되는데 이들 모두 전문 분야가 다릅니다. 에너지, 생물 다양성, 원자재 소싱 등과 관련한 전문가가 있고, 지속 가능한 개발을 위한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기술적인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또 대학교나 과학자, 연구원, NGO 등의 전문가나 단체와 협업해 솔루션을 개발합니다. 현재 ‘2012~2016 지속 가능 개발 액션 플랜’을 진행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그룹 내 브랜드의 모든 제품에 PVC를 사용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PVC를 대체할 소재를 고안했습니다. 또한 가죽 제품을 만들 때 필요한 중금속 성분이 들어가는 과정을 없애기 위한 연구도 진행합니다. 혁신 소재 연구소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친환경 원자재를 선정하고 수집해 샘플 작업을 한 후 카탈로그를 제작해 각 브랜드와 공유하면 브랜드들은 자신의 컬렉션에 맞는 소재를 찾아 활용하게 됩니다. 요약하자면 프랑수아 앙리 피노 회장이 지속 가능성 개발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고, 이 비전을 실천하기 위해 2012~2016 기속 가능 개발 액션 플랜을 수립했고, 이에 따라 각 브랜드가 각자의 전략과 계획을 짜고 실행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지속 가능성 부서는 이 액션 플랜이 실현될 수 있도록 전문적인 지식과 혁신적인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2012~2016 지속 가능 개발 액션 플랜이 끝나면 그 다음은 어떤 단계입니까? 2012~2016 지속 가능 개발 액션 플랜 결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을 겁니다.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첫째 환경 손익 계산서를 바탕으로 새로운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케어링 그룹에는 EP&L이라는 환경 손익 계산서가 있는데 이는 제품을 만들 때 원자재 공급, 변형, 조립 등의 각 단계에 에너지가 얼마큼 소비되며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그 과정에서 얼마큼의 비용이 발생하는지 등을 계산해 수치화한 개념입니다. 환경 손익 계산서를 확인해 앞으로 어떤 부분에 더 중점을 둘 것인지 다시 계획을 세우죠. 말하자면 환경적인 지형도를 완성해 나가는 과정입니다. 둘째는 인간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펼치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개념 중 하나가 소셜 휴머니티(Social Humanity)입니다. 이는 케어링 그룹의 직원과 우리 회사에 원료를 납품하는 여러 협력 업체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이들과 좀 더 ‘인간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목표를 제시할 것입니다. 셋째로 지속 가능한 개발이 단순히 내부적으로 지속 가능한 개발을 하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새로운 모멘텀의 시작점이 될 것입니다. 럭셔리 기업은 큰 사회적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즌에 따라 트렌드를 제시하며 소비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환경과 인간, 그리고 사회의 모든 면을 고려해 그룹의 정책을 세우고 이미지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프랑수아 앙리 피노 회장은 지속 가능한 개발과 관련한 패러 다임의 진정한 변화를 기대합니다. 이 변화를 위해 우리는 지속 가능한 개발과 관련된 다양한 사례와 혁신적인 기술에 대한 정보를 그룹 내에서만 공유하기보다 경쟁 업체와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랜 투자와 연구 끝에 얻은 환경 손익 계산서와 관련한 매뉴얼을 누구나 그룹 웹사이트에서 제한 없이 다운로드할 수 있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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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테가 베네타의 지속 가능성 작업실.

앞서 언급한 ‘인간적인 측면’이란 제3세계 국가에 대한 교육이나 투자와 관련된 것 입니까? 케어링 그룹은 ‘여성의 지위’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남녀평등은 대단히 중요한 개념입니다. 케어링 그룹의 직원 중 57%가 여성이며 우리의 협력 업체도 직원의 50% 이상이 여성입니다. 케어링 그룹의 사업이 대부분 여성 고객을 타깃으로 한 명품과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여성’이란 키워드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실제로 케어링 재단에서는 여성에 대한 폭력을 막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합니다. 기업 안팎의 여성의 지위에 관심을 기울이며 행동합니다. 또한 ‘인간적인 측면’을 위해 여러 대규모 프로젝트를 실천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중 하나가 ‘미래의 디자이너’에 대한 교육인데 신진 디자이너뿐 아니라 앞으로 패션 분야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지속 가능한 개발에 동참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와 교육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지속 가능한 개발의 중요성을 공감하고 이를 실천할 방법을 제안하죠. 이를 위해 우리는 디자이너들에게 환경을 해치지 않는 원자재를 소개하고 제품이 만들어지기까지 환경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제품에 들어가는 재료들이 어느 나라에서 어떤 식으로 만들어지는지, 그 과정도 자세히 알려줍니다. 이뿐만이 아니라 외국의 여러 대학과 교류도 활발히 하고 있습니다. 런던 패션 스쿨과 5년간 협업하기로 했고 영국의 센트럴 세인트 마틴이나 미국의 파슨스 디자인 스쿨 등의 교육기관과 협력 관계를 맺었습니다. 특히 미국의 파슨스 디자인 스쿨과는 아주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룹 내 직원을 대상으로 지속 가능한 개발에 대해 교육하며 단순히 교육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명예대사’가 되어 환경을 위한 노력을 몸소 실천하고 있습니다.

패션 브랜드는 누군가 소비해야만 유지되는 기업입니다. 패션과 환경이 어떤 식으로 공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패션 산업뿐 아니라 모든 사업이 이제는 지속 가능한 개발을 고민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다양한 환경문제가 대두하고 있고, 생태계가 흔들리며 생물의 다양성도 위협받고 있습니다. 인구가 점점 늘어나는데 물건을 만드는 데 필요한 원자재는 점점 고갈되고 있죠.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현명한 소비와 효율적인 생산을 이끄는 것입니다. 이런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모든 기업이 지속 가능한 개발을 위한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환경문제가 위기로 다가오고 있지만 이 위기가 오히려 하나의 기회라고 생각하는 거죠. 환경을 지키기 위해 꼭 돈이 필요한 건 아닙니다. 에너지 소비를 줄이면 환경에 좋지만, 그만큼 생산 비용이 줄기 때문에 제품의 가격을 낮출 수도 있습니다. 환경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가 바뀌어야 합니다. 새로운 에너지원이나 자원을 아끼기 위해 투자하면 그만큼 되돌려 받게 됩니다. 투자에 대한 회수가 이뤄지는 거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럭셔리 산업이 누구보다 앞장서서 자신들의 노하우를 다른 기업과 공유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케어링 그룹은 5년 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인적·물적 자원을 투자해 환경 손익 계산서를 만들었지만 원한다면 어느 기업에나 우리의 정보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사실 다른 작은 기업들은 환경에 대한 의식이 없다기보다는 지속 가능한 개발에 투자할여력이 없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그런 기업과 우리의 노하우를 공유하고 싶습니다.

럭셔리 산업은 사실 많은 사람들이 쉽게 누릴 수 있는 제품을 만들지는 않습니다. 럭셔리 브랜드의 지속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 같습니다. 지속 가능성 혹은 지속 가능한 개발 자체가 곧 럭셔리를 의미하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가령 누군가 돈을 많이 들여 마음에 드는 가방을 샀다면 자신의 아이에게 물려주고 싶은 마음이 들 것입니다. 럭셔리 산업 자체가 그런 지속 가능성을 의미하는 거죠. 그리고 이제는 이러한 감성적인 면이나 제품에 깃든 장인정신뿐 아니라 환경적인 변화를 위해 끊임없이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해야 합니다. 럭셔리 브랜드가 생산하는 제품은 다른 브랜드와 비교했을 때 분명 비싸지만 환경을 지키기 위한 우리의 시도는 모두와 공유할 수 있습니다.

요즘 기업의 사회 환원을 위한 노력이 지나치게 프로모션에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케어링 그룹의 환경을 위한 노력에는 세 가지 중요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첫째는 지속 가능한 개발과 관련해 말과 행동이 일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드러내지 않고 실행하는 접근법입니다. 거창한 플랜을 내세우는 대신 진정한 변화를 이끌어내려고 노력합니다. 셋째는 중·장기적으로 접근하고자 합니다. 이렇게 진정한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애쓰고 이를 위해 많은 사람과 함께하는 것이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2012~2016 지속 가능 개발 액션 플랜의 가장 큰 성과가 궁금합니다. 많은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습니다. 세 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는데 우선 지속 가능한 개발에 대한 비전이 보다 구체화되어 새로운 모멘텀을 확립했다는 겁니다. 물론 100% 이루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100이라는 숫자는 사실 도달하기 어려운 수치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룹 내 각 브랜드와 우리에게 원자재를 납품하는 협력 업체들이 지속 가능한 개발을 실천하게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또 실천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둘째로 거의 모든 제품에서 PVC 사용을 줄였습니다. ‘PVC는 나쁘다’고 무턱대고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이 물질이 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인식한 후 대체할 수 있는 원자재를 찾아냈으며 이제는 PVC를 사용하지 않고서도 충분히 좋은 품질의 제품을 생산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2012~2016 지속 가능 액션 플랜의 가장 큰 성과는 환경 손익 계산서입니다. 혁신이란 어쩌면 시간과 돈을 투자하면 언젠가는 변화할 수밖에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스스로 지속 가능한 개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실천하는 것입니다. 환경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추상적인 개념으로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매뉴얼로 완성했으며, 이러한 노력이 여러 가지 평가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습니다. 실례로 케어링 그룹이 다우존스의 지속 가능성 지수에서 매우 실천을 잘하는 그룹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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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소재 중 하나인 지속 가능한 울(Sustainable Wool)로 만든 수트.

당신이 생각하는 좋은 패션이란 무엇입니까? 세 단어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최고의 품질입니다. 둘째는 최고의 원자재입니다. 최고의 원자재란 기후변화나 자원, 새로운 재생 에너지 등을 고려한 것을 말합니다. 셋째는 사고 싶어야 한다는 겁니다. 즉 누군가와 함께하고 싶고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이 좋은 패션의 요건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신은 케어링 그룹에서 지속 가능성을 위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회사에서 그런 업무를 맡으면서 당신에게 일어난 개인적인 변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케어링 그룹에 오기 전부터 환경과 지속 가능한 개발에 관련된 일을 해왔습니다. 다만 케어링 그룹에서 일하며 달라진 점이 있다면 과거에는 환경에 대한 비전이 프랑스 혹은 유럽을 위한 것이었다면 이제는 좀 더 글로벌하게 생각하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이를테면 아시아에서 지속 가능한 개발에 대해 연설하고 그곳의 디자이너를 만나고, 또 미국에 가서 이와 관련된 업무를 하는 등 전 세계를 다니며 일합니다. 물론 이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고 많은 도전 과제를 안깁니다. 또한 지속 가능한 개발과 환경보호가 실천 가능하다는 것 과 내가 그것을 실천할 역량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도 제게 일어난 큰 변화입니다. 기후변화는 어느 한 국가만 겪는 문제가 아닙니다. 지구의 문제입니다. 동시에 전 세계가 함께 노력해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케어링 그룹에 몸담았기에 우리가 직면한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실천하는 삶을 살게 된 것 같습니다.

사랑에 빠진 아티스트, 아틀리에 빙고

프랑스 서남쪽에 자리한 작은 마을 생로랑쉬르세브르(Saint-Laurent-sur-Sèvre). 파리에서 약 400km 떨어진 이 한적한 동네에 공장으로 쓰이던 낡은 건축물을 개조해 만든 아틀리에 빙고의 스튜디오가 있다. 3년 전 도시를 떠나 이곳에 자리 잡으며 함께 활동해온 아티스트 막심 프루(Maxime Prou)와 아델 파브로(Adèle Favreau)는 실크스크린 프린트와 콜라주 일러스트, 세라믹 아트워크, 패브릭 디자인 등 다양한 형태의 작업을 하는 작가들이다. 산뜻한 색상과 독특한 구조의 도형을 이리저리 배치해 완성하는 아틀리에 빙고의 그림에는 둘이 함께 보내는 일상에서 받은 영감이 한데 어우러진다. 숲과 맞닿은 곳에 살며 느낀 자연에 대한 감정들을 규칙적인 패턴으로 차분히 나열하는가 하면, 얌전히 놓인 화분의 모습에 갖가지 상상을 더해 또 다른 화려한 오브제로 재해석하기도 한다. 수백 장의 캔버스를 제각각 다른 색채와 패턴으로 채운 아틀리에 빙고의 기발한 작품 세계는 젊은 파리지앵의 감각과 20세기 프랑스 미술에서 받은 영감이 더해진 결과물이다.

 

아틀리에 빙고는 어떻게 시작하게 된 팀인가? Maxime 아트 스쿨에 다니던 때 아델을 처음 만났다. 우연히 같은 벤치에 앉게 되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는데 처음 만난 사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신기할 정도 로 통하는 점이 많았다. 대화는 가벼운 관심사에서 시작해 각자의 예술관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날 우리는 서로 첫눈에 반했다.(웃음) 며칠 후 다시 만난 아델과 곧바로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시작했고 지금까지 함께 활동하고 있다.

독특한 모양의 도형으로 채운 아트워크가 흥미롭다. 많은 색상과 문양이 고루 쓰였는데도 아틀리에 빙고만의 감성은 뚜렷하게 유지되어 있다. Adèle 작업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꺼내 드는 건 여러 가지 빛깔의 색지와 가위다. 종이를 이리저리 돌려 잘라내며 여러 형태를 만드는 과정에서 아트워크의 진행 방향을 정하기도 한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추상적인 오브제 그대로 오려내는데, 이 단계에서 이미지가 구체화된다. 때론 막심과 따로따로 작업한 그림을 이어 붙여 하나의 아트워크로 결합하는 경우도 있다. Maxime 가위로모양을 내는 과정이 끝나면 디지털 일러스트, 드로잉, 채색, 실크스크린 등 구체적인 작업을 더한다. 완성된 이미지를 세라믹이나 디자인 소품처럼 다양한 소재에 입히기도 한다.

 

작품의 컬러 조합이 신선하다. 갖가지 컬러가 한 평면에 모여 있는데도 부담스럽지 않은 점이 마음에 든다. Maxime 항상 새로운 톤의 컬러나 예상치 못한 의외의 배합을 만들기 위해 애쓰는 편이다. 서로 어울리는 두 가지 색을 정해두고 반복해 사용하다 보면 결국 지루한 결과물만 남기 때문이다. 모든 컬러에서 리듬감이 느껴지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 Adèle 여름에 파란색을 보면 시원하고, 겨울에 파란색을 보면 춥다. 아틀리에 빙고의 아트워크가 시간과 계절에 따라 매번 다른 감상을 안기는 작품이었으면 좋겠다.

둘이서 하나의 작업을 하다 보면 의견 차이가 생길 때도 있을 것 같다. Maxime 추구하는 작업의 방향은 일치하지만 서로 다른 감성을 가졌다는 걸 느낄 때도 가끔 있다. 그래서 더 좋다. 생각을 나누고 조율해가는 과정을 즐기기 때문이다. Adèle 둘이 의견 차이를 겪는 건 그만큼 작업에 쏟는 열정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결과물의 완성도도 중요하지만 작업을 진행하면서 보내는 둘만의 시간 또한 소중하다.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파리의 뢰유(L’Oeil) 갤러리에 전시했던 ‘맘보(MAMBO)’ 프로젝트다. 진행 과정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많은 추억을 쌓은 작업이다.

 

아틀리에 빙고의 작품은 어디서 접할 수 있나? Maxime LA나 코펜하겐, 브뤼셀 등 유럽과 미국의 여러 도시에서 전시와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올해 6월에는 파리의 슬로 갤러리(Slow Galerie)에서, 여름에는 시카고의 한 미술관에서 전시를 연다.

도시에서 꽤 멀리 떨어진 생로랑쉬르세브르에서 지내고 있다. 그곳에 정착한 이유가 궁금하다. Adèle 막심과 함께 학교를 졸업하고 파리에서 각자 직장에 다니던 때가 있었다. 매일 똑같은 아침을 맞이하며 바쁘게 일만 하던 시기다. 늘 반복되는 일상에 조금씩 지쳐갔고, 아틀리에 빙고의 작업이 그리웠다. 그때 마침 지인에게서 연락이 왔다. 파리에서 멀리 떨어진 지방에 버려진 옛 공장을 작가의 공간으로 개조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한다는 소식이었다. 우린 망설이지 않고 떠났고, 그렇게 둥지를 튼 곳이 여기다.

온통 두 사람의 취향으로 채운 공간이 근사해 보인다. 버려진 공장을 개조한 건축물이라는 사실도 재미있다. Maxime 생활 공간과 작업실이 연결된 구조다. 침대에 멍하니 누워 있다가 문득 영감이 떠오르면 바로 작업을 시작할 수 있어서 좋다. 앞쪽으로 난 커다란 창문으로 햇빛이 스며드는데, 반대편에는 오래된 스테인드글라스를 그대로 남겨두어 알록달록한 햇빛도 즐길 수 있다.

 

학교는 낭트, 직장은 파리. 두 사람은 늘 대도시에서만 살아왔다. 한적한 시골에서 생활하면서 아쉬운 것은 없나? Maxime 밤늦게까지 여기 저기 함께 몰려다니던 친구들이나 좋아하는 뮤지션의 콘서트가 생각날 때도 있지만 이곳에 온 걸 후회한 적은 없다. 이곳에서 보내는 시간은 늘 평화롭고 여유롭다. 조급할 필요 없이 느끼는 대로 자유롭게 표현하고 사는 삶이 좋다. Adèle 가끔 그리운 건 파리의 길거리 카페 테라스에 앉아 마시는 시원한 맥주, 그리고 다양한 전시들이다. 미팅이나 새 프로젝트 때문에 파리에 자주 가는 편이라 그때마다 즐긴다.

두 사람이 사는 일상의 풍경이 궁금하다. Adèle 파리에서는 아침이면 출근 시간에 맞추느라 허겁지겁 빵 한 조각을 손에 들고 집을 나서곤 했다. 이곳에서 맞는 아침은 완전히 다르다. 맛있는 커피를 마시며 여유롭게 하루를 시작한다. 오전에는 각자 하고 싶은 개인 작업을 따로 진행하다가 점심때 쯤 만나 같이 점심을 먹고, 반려견 ‘도넛’과 함께 숲 속을 산책한다. 이 시간은 내가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때다. Maxime 오후에는 공동 작업에 집중한다. 프로젝트에 따라 매번 다르지만 주로 실크스크린 작업처럼 기술적인부분을 내가 맡고, 아틀리에 빙고의 전체적인 프로젝트 구상과 진행은 아델이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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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할 때는 주로 어디서 영감을 받나? 두 사람에게 특별한 영향을 주는 예술가는 누구인가? Maxime 1950년대 재즈 음반의 커버 디자인, 1960~70년대 프랑스에서 독특한 예술관을 가진 작가들의 작품을 싣던 잡지 <팬진(Fanzine)>, 어린아이들이 그린 그림은 내게 큰 영감이 된다. 요즘 가장 좋아하는 작가는 덴마크 출신의 작가 탈 R(Tal R)과 스위스에서 활동하는 리누스 빌(Linus Bill). Adèle 일상의 모든 것과 계절의 흐름에 영향을 받는 편이다. 내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작가는 소니아 들로네, 앙리 마티스, 세르주 폴리아코프다.

아틀리에 빙고가 꿈꾸는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 Maxime 지금보다 더 조용하고 깊숙한 산골에 들어가 집을 짓고 사는 우리의 모습을 상상한다. Adèle 아틀리에 빙고의 감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더욱 다양한 소재를 다루는 아티스트로 성장하고 싶다.

 

환상적인 자연을 품은 리조트, W 리트리트 코사무이

1606mcmalimk19_02코사무이는 태국에서 세 번째로 큰 섬으로 태국의 여러 휴양지 중 가장 깨끗하기로 유명한 해변인 매남과 보풋, 차웽, 라마이 비치가 자리한 곳이다. 그 중 최고급 리조트가 곳곳에 문을 연 우아한 분위기의 매남과 보풋 해변 사이에 74개의 프라이빗한 풀빌라로 이뤄진 W 리트리트 코사무이(W Retreat Koh Samui)가 있다. 숲에 둘러싸여 있어 사랑하는 사람들과 오붓하게 시간을 보내기 좋은 ‘트로피컬 오아시스(Tropical Oasis)’부터 해변 바로 앞에 위치해 코사무이 바다의 풍광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오션 프런트 헤이븐(Ocean Front Haven)’, 그리고 두 개의 커다란 침실과 리빙룸, 널따란 개인 풀장과 발코니를 갖춘 ‘익스트림 와우 오션 헤이븐(Extreme Wow Ocean Haven)’까지 각각 다른 컨셉트로 꾸민 여덟 가지 풀빌라로 이루어진 곳이다. W 리트리트 코사무이의 모든 객실에는 개인 풀장과 발코니, 야외 샤워 시설 등 프라이빗한 시설이 포함되어 있어 편안하고 호젓하게 여유를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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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리트리트 코사무이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마주하는 공간인 ‘W 라운지(W Lounge)’. 바다와 연결된 것처럼 보이도록 연출한 건물 구조가 돋보이는데, 이곳에 서면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 광활한 자연과 하나가 되어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곳이다. 잔잔하게 차오른 분수의 물결과 코사무이의 수평선이 만나 W 리트리트에서만 마주할 수 있는 아름다운 파노라믹 뷰를 완성한다. 체크인을 하면서 잠시 쉴 수 있는 공간인 W 라운지는 저녁이면 한낮의 명징한 풍경과 사뭇 다른 모습으로 변신한다. 형형색색의 조명과 촘촘히 반짝이는 별빛이 어우러지는 ‘우바(WooBar)’의 파티가 시작되는 것. 스타일리시하고 흥겨운 분위기가 넘실대는 이곳에서는 DJ가 선보이는 음악에 몸을 맡겨도 좋고, 다채로운 칵테일을 맛보며 밤의 낭만에 취해도 좋다. W 리트리트의 시그니처 공간인 우바에서 나이트 라이프를 충분히 즐겼다면, 반대쪽 해변에 마련된 바 ‘십(SIP)’에도 찾아가보길 권한다. 코사무이 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아름다운 노을을 감상하며 향긋한 식전주를 음미할 수 있다.

 

W 리트리트 코사무이에는 드넓은 오션 뷰를 자랑하는 레스토랑 ‘더 키친 테이블(The Kitchen Table)’과 잔잔한 파도 소리가 들려오는 해변가의 레스토랑 ‘나무(Namu)’가 있다. 더 키친 테이블에서는 브레이크타임을 따로 두지 않아 출출할 때 언제든 찾아가 향긋한 정통 태국 요리를 즐길 수 있다. 창의적인 퓨전 일식 요리를 선보이는 레스토랑 나무에서는 한결 감각 적이고 정교하게 플레이팅된 요리를 맛볼 수 있다니 근사한 디너 타임을 기대 할 수 있겠다.

 

코사무이의 에메랄드빛 바다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 중 하나는 다채로운 수상 스포츠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다. 카약, 바나나보트, 서핑, 스노클링은 물론 수십 개의 신비로운 무인도로 이뤄진 앙통해상국립공원(Ang-Thong Marine Park)을 둘러볼 수 있는 프라이빗 보트 투어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코사무이의 뜨거운 오후를 한껏 알차게 보낸 후에는 스팀 사우나와 타이 마사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어웨이 스파(Away Spa)’에서 평화로운 힐링의 시간을 가져보길 추천한다. 실내와 야외 트리트먼트 공간이 독립적으로 구성된 W 리트리트의 프라이빗 스파는 고급스러운 건축물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코사무이의 매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Travel inform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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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사무이로 떠나는 편리한 방법, 타이항공

매주 28편의 비행기가 인천과 방콕을 오가는 타이항공. 매일 아침 출발하는 방콕행 비행기를 타고 방콕 국제공항에 도착한 후, 국내선으로 갈아타면 약 한 시간 만에 코사무이에 도착한다. 타이항공은 세계 최대 규모의 항공 동맹체인 스타 얼라이언스 창립 항공사다운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비즈니즈 클래스 이상 승객이라면 방콕 국제공항에서 다채로운 케이터링이 마련된 ‘로열 실크 라운지(Royal Silk Lounge)’와 타이 마사지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로열 오키드 스파(Royal Orchid Spa)’를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