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과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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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무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조합이 있다. 도형과 그림. 전자가 차가운 이성에 의한 거라면  후자는 뜨거운 감성의 결과물이다. 허욱 작가는 차가운 도형에 뜨거운 색을 입혔다. 작가는 수학과 예술이라는 얼핏 상충되어 보이는 두 가지 사이에서 오히려 공통점을 찾아냈다. “결합이라기보다는 두 요소에서 공통점을 발견했다는 게 맞는 말인 것 같아요. 예술의 세계는 자유롭고 무한하며 다양하기에 수학적인 요소도 품을 수 있기 때문이죠.” 연희동의 L153 갤러리에서 한창 전시 중인 허욱 작가를 만났다.

 

작가가 수학적인 요소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아주 오래전 어린아이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도형 등 수학적인 요소보다는 공간에 대한 관심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겠다. “초등학교 1학년 때 받아쓰기 시험을 봤어요. 선생님의 입 모양을 읽고 단어를 적는데 어느 한 단어가 도무지 무슨 말인지 모르겠더군요. 제가 답을 쓰기를 기다리는 친구들에게 미안해 틀린 답이라도 그냥 써버릴까 하는 생각도 했어요. 그런데 하얀 종이를 보면 볼수록 쓰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더 강해지는 거예요. 결국 그렇게 받아쓰기 시험이 끝나버렸죠.” 어린 시절 받아쓰기에 얽힌 기억은 ‘공간에 대한 진실’에 호기심을 품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점점 수학 시간에 칠판에 적힌 문제 풀이의 과정에 흥미가 생겼다. 정답을 얻는 과정을 집중해 읽다 보면 재미있었고 풀이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실감하게 되었다. 애착을 가졌던 칠판이 마치 하얀 캔버스처럼 느껴졌는데 그때 품게 된 공간과 수학에 대한 관심이 지금 작업 방식의 시발점이 된 셈이다.

“수학뿐 아니라 과학, 화학, 건축도 좋아했어요. 건축과 화학에서 일어나는 서로 다른 원료의 관계와 작용에도 관심이 많았죠. 파리의 미술 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마지막 인터뷰를 할 때 제가 가져간 게 가정용 유성 페인트 물감으로 그린 그림이었어요.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았으니 크고 얇은 종이에 그림을 그렸죠. 그 그림을 모아 교수들에게 보여줬더니 휘발유 냄새가 지독하게 나는 거예요. 한 교수가 도대체 언제 그렸느냐며, 휘발유 냄새를 보니 분명 급히 준비한 것 같다고 했죠. 그래서 ‘종이와 유성물감의 화학작용이 잘못 일어나 이런 냄새가 남게 된 것이고 이 역시 회화의 한 부분이다’라고 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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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모든 작품은 이름이 같다. 더하고 더하다는 의미의 ‘첨첨(添添)’. 이미지의 분할과 해체, 결합과 조합, 그리고 더하고 더하는 그의 작업 방식이 담긴 제목이다. “제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선과 경계예요. 선이 그어지며 경계를 만들죠. 경계와 경계를 이어주는 선은 자연스럽게 곡선이 됩니다. 그렇게 마음을 따라 선을 긋다 보면 편안하고 자유로워져요. 자유롭게 항해하는 것처럼요. 선과 경계가 끊임없이 반복되다 보면 새로운 것들이 만들어지죠.”

선과 선으로 만들어진 공간은 강렬한 색들로 채워지는데, 그 색감이 매우 선명하고 또렷하다. “캔버스 위에서 색을 섞지 않아요. 제가 택한 물감의 색이 그대로 발현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에 순수하고 선명하게 표현되는 것 같습니다. 언젠가 하늘에 레이저를 비춰 드로잉 과정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엄청 많은 레이저가 필요하겠죠? 제 작품을 봐주는 사람들이 그림 너머에 있는 그 과정을 재미있게 바라봤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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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리단길 한식 투어

엄마 된장찌개보다 한 수 위 , 장꼬마
가파른 언덕길에 위치하고 있지만 찾아갈 이유가 충분한 장꼬마. 작은 공간이지만 곳곳에 배치된 자개 장식이 안정감을준다. 2층을 프라이빗한 모임 장소로 사용할 수 있어 공유, 송중기, 송혜교, 이천희 등 스타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오랜 숙성을 거친 된장을 여러 종류 섞어서 맛을 내는 것이 장꼬마 된장찌개의 비밀! 육회 비빔밥과 장똑똑이 덮밥 역시 장꼬마의 추천 메뉴로 손꼽힌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소월로40길 53
문의 070-4153-6517

경리단길 주민들이 즐겨 찾는, 문오리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문오리’가 붐비는 이유는, 전골의 깊은 국물 맛을 잊을 수 없기 때문. 가게의 이름이자 대표 메뉴인 ‘문오리’는 오리 육수에 들꺠가루와 고춧가루, 부추를 듬뿍 넣고 제주도의 돌문어를 올린 전골 요리이다. 사장님에게 전수 받은 전골 요리를 보다 맛있게 즐기는 방법은, 숙회로 올려진 문어를 샤브샤브처럼 살짝 데친 후 부추에 싸서 먹은 후 라면, 우동사리 또는 볶음밥으로 남은 국물을 마무리 짓는 것. 문오리의 곱창 전골도 술 한 병을 깨끗이 비워내기에 충분한 메뉴이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2동 255-39
문의 070-8153-5252

눈과 입이 모두 즐거운, 미서울
아담한 내부의 미서울로 들어서면 지인의 집에 초대 받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손님들의 든든한 한 끼 식사를 위해 미서울의 메뉴들은 한 상 차림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철 생선 한 상, 치즈 떡갈비 한 상, 미서울 한 상 중 메인 메뉴를 고르면 된다. 특히 반찬들이 미니어처처럼 담겨진 ‘미서울 한 상’은 보는 재미와 골라 먹는 재미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메뉴이다. 통오징어 튀김 떡볶이도 미서울의 시그니처 메뉴인데, 넉넉한 떡볶이 국물에 찍어 먹을 수 있는 김말이와 야끼 만두는보너스이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녹사평대로46길 7
문의 070-7757-5880

 

그릇과 식기에도 정성을 담은, 소반
자체 제작한 쟁반과 식기 세트에 담백한 한 상을 선보이는 소반. 6가지 메인 메뉴와 4가지 사이드 메뉴, 그리고 제철 재료로 준비한 국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소반’의 인테리어와 음식을 마주하면 ‘정갈하다’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덮밥 메뉴 중 ‘소고기 루꼴라 덮밥’가 눈길을 끈다. 소고기 위 노른자와 푸르른 루꼴라가 올려져, 그 색상 조합이 입 안 가득 군침을 돌게 한다. 덮밥과 함께 오이 소박이, 젓갈 3종, 맛 계란, 장조림과 같은 사이드 메뉴를 더한다면 건강한 한 끼 식사가 될 것이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341-6
문의 02 – 796 – 5096

나만 알고 싶은 파리 핫플레이스 7

프렌치 타파스, 라 망쥬리(La Mangerie)

마레 지구에 자리 잡은 ‘라 망쥬리’에서는 향긋한 모히토나 화이트 와인 한 잔과 다채로운 구성의 타파스를 곁들일 수 있다. 프랑스의 식재료와 프렌치 스타일의 레시피를 접목시켜 한층 담백하고 깔끔한 맛으로 완성한 이곳의 타파스는 계절마다 제철재료에 따라 종류가 바뀐다. 싱싱하게 말린 프랑스 식 햄인 ‘잠봉(Jambon)’과 통통한 대구살을 튀겨 넣은 ‘가스파초(Gazpacho)’는 새콤한 로제 와인과 완벽하게 어울린다.

주소 7 Rue de Jarente, 75004 Paris, France

문의 +33 1 42 77 49 35

 

힙스터들의 카페, 텐 벨(Ten Belles)

평일 저녁과 주말만 되면 파리의 힙스터들로 곳곳이 붐비는 생 마르탱 운하(Canal St.Martin)지역에 위치한 카페. 다섯 개 정도의 테이블이 마련된 작은 공간이지만 파리지앵들은 커피 한 잔을 손에 들고 자유롭게 길 위에 서서 텐 벨에서의 티타임을 즐긴다. 이 곳의 카페라떼와 브라우니 케이크의 궁합은 그야말로 최고다. 훈훈한 외모의 바리스타가 정성스레 내린 깊은 풍미의 라떼와 카라멜로 달콤한 맛을 완성한 브라우니는 한국에 돌아온 후에도 매일 아침 생각나는 잊을 수 없는 맛이다.

주소 10 Rue de la Grange aux Belles, 75010 Paris, France

문의 +33 1 42 40 90 78

 

진짜 빈티지를 만나다, 방브 벼룩시장(Marché aux puces – Porte de Vanves)

파리 북부에 위치한 벼룩시장들은 규모는 넓은 반면 치안이 좋지 않은 편이지만, 주말 아침마다 파리 남서쪽 포트 드 방브 지역에서 열리는 이 곳은 여전히 파리 현지인들의 사랑을 받는 평화로운 분위기의 안전한 벼룩시장이다. 1920년대에 사용되던 재봉틀부터 할머니 집에서 50년 넘게 쓰던 귀여운 은쟁반 등의 소품과 밀짚모자나 반지, 목걸이 같은 빈티지한 패션 아이템까지 갖고 싶은 것들로 가득하다. 손때 묻은 옛 서적이나 잡지, 화병으로 활용할 수 있는 유리병은 가격이 합리적이라 여러 개 골라봐도 좋다. 한 두 시간 정도 산책하며 구경해보기 좋은 진정한 플리마켓.

주소 Avenue Georges Lafenestre, 75014 Paris, France

문의 +33 6 86 89 99 96

 

떠오르는 셰프의 레스토랑, 피에르 상(Pierre Sang)

프랑스 요리 경쟁 TV프로그램인 <Top Chef>에서 결승에 오르며 주목 받기 시작한 셰프 피에르 상. 한국에서 태어나 어릴 적 프랑스 파리로 입양 된 특별한 스토리를 가진 이 셰프의 독특한 요리세계를 감상해볼 수 있는 레스토랑이다. 저녁에 찾아가면 앙트레(Entrée)와 메인 디쉬, 디저트를 포함해 총 6가지의 요리를 골고루 맛볼 수 있는 메뉴가 준비된다. 쌈장이나 유자차 등의 식재료를 사용하며 한국의 요리에서 받은 영감을 자유롭게 표현해내는 셰프의 감각이 인상적이다. 프랑스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레스토랑이니, 모든 메뉴의 맛 또한 물론 훌륭하다. 점심과 저녁 모두 미리 예약하고 찾아가는 것이 좋다.

주소  55 Rue Oberkampf, 75011 Paris, France

문의 +33 9 67 31 96 80

 

아트 서적의 성지, OFR(Ofr Librairie, Galerie)

마레 지구에 위치한 OFR. 이토록 다양한 종류의 독립잡지와 사진집, 화집을 만나볼 수 있는 서점이라니, 한번 들어서면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구경하게 된다. 규모는 그리 넓지 않지만 가게 안을 빼곡히 채운 모든 서적들은 포장 비닐을 씌워두지 않은 샘플이 마련되어 있어 서서 꼼꼼히 읽어보고 구입할 수 있다. 파리에서 현재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품집은 모두 이곳에 있다. 서점의 안 쪽으로 깊숙이 들어가면 작은 전시 공간이 나타난다. OFR에서 직접 제작한 독립 예술잡지는 오로지 이곳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흔치 않은 아이템이라 더욱 탐난다.

주소 20 Rue Dupetit-Thouars, 75003 Paris, France

문의 info@ofrsystem.com

 

 

진기한 풍경의 술집, 르 꽁뚜아르 제네랄(Le Comptoir Général)

르 꽁뚜아르 제네랄은 생 마르탱 운하(Canal St.Martin)지역에 깊숙이 숨어 있는 파리지앵의 아지트 같은 공간이다. 낮에는 간단한 브런치를 즐길 수 있는 비스트로, 밤에는 신나는 음악과 함께 맥주나 와인, 칵테일 등 술과 요리를 곁들일 수 있는 술집으로 쓰인다. 긴 복도를 따라 들어가면 갖가지 식물과 빈티지 가구들로 꾸며진 독특한 감성의 공간이 펼쳐지는데, 가게 끝 쪽에 마련된 비밀스러운 테라스에서도 술 한 잔을 즐길 수 있다. 또 다른 세계로 들어온 듯 신기한 감상을 안기는 흥미로운 이곳에서 보내는 오후를 기대해도 좋다.

주소 80 Quai de Jemmapes, 75010 Paris, France

문의 +33 1 44 88 24 48

 

미슐랭 셰프의 세컨드 키친, 브라세리 뚜뮤(Brasserie Thoumieux)

미슐랭에서 별 세 개를 받은 프랑스의 유명한 셰프 장 프랑수아 피에주(Jean-François Piège)가 간단한 가정식 레시피를 선보이는 브라세리. 이 곳에서는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완성도 높은 셰프의 요리를 만나볼 수 있다. 찾아갈 때마다 다른 셰프의 새로운 메뉴는 제철 식재료와 매달의 요리 트렌드에 따라 정해진다. 두툼하게 구워낸 연어에 담백한 콩 퓨레를 곁들인 메인디쉬는 물론 앙트레와 함께 즐기면 일품인 갓 구운 빵과 리코타 치즈가 입맛을 사로잡는다. 유명 셰프의 레스토랑인 만큼 찾아오는 사람도 많다. 하루 이틀 전에 미리 예약하면 편하게 즐길 수 있다.

주소 79 Rue Saint-Dominique, 75007 Paris, France

문의  +33 1 47 05 79 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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