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슨 본 VS 제임스 본드

제임스 본드 VS 제이슨 본 직업과 이름만 비슷할 뿐 하나부터 열까지 너무 다른 두 암살요원의 분석 리포트. 제임스 본드 VS 제이슨 본 1607-BOURNE VS BOND3 1607-BOURNE VS BOND4 제임스 본드 VS 제이슨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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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 대신, 킬링 노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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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기억하니 1, 2


수학여행지에서 같은 반 친구 ‘후유아’가 사라지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당시, 같은 조였던 여섯 아이들은 큰 충격에 빠지지만 사건은 서서히 잊혀지고 이후 각자의 인생을 산다. 그로부터 20년, 자신의 삶을 살아내기 바쁜 이들에게 의문의 메시지가 날아든다.

‘나를 기억하니? 후유아.’

이혼, 정리해고, 슬럼프와 불륜 등 저마다의 이유로 삶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던 35세의 여섯 명의 동창생은 후유아의 등장에 혼란에 빠지고, 이내 20년의 세월 속 감춰진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탄탄한 스토리텔링과 등장인물의 삶을 섬세하게 묘사하는데 탁월한 미스터리 소설 작가 시바타 요시키. 보통의 미스터리 소설이 사건이 진행되는 과정에 집중한다면 시바타 요시키는 사건과 더불어 세밀하고 생생한 인물 묘사를 통해 이야기에 쉽게 몰입하게 만든다. 요시키 특유의 긴장감이 엄청난 작품. 문학평론가 무라카미 다카시가 ‘700페이지가 넘는 압도적인 분량이 단숨에 읽힌다’고 평한 이유다. 2013년 NHK 8부작 드라마로 리메이크되면서 큰 인기를 모은 이 작품은 일본 국내 누적 판매 부수 100만 부를 기록했다.

 

어디 갔어, 버나뎃


이번에는 엄마가 사라졌다. 시애틀에 살고 있는 주인공 소녀의 엄마인 ‘버나뎃 폭스’가 사라지면서 그녀가 어디로, 왜 떠났는지를 추적해가는 이야기다. 사라진 그녀, 소녀의 엄마 버나뎃 폭스는 사회성제로의 까칠한 성격 탓에 시애틀 학부모들 사이에서 절대 엮이기 싫은 요주의 인물로 악명 높던 왕따였고, 소녀의 아빠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잘나가는 남자지만 가족들에겐 그냥 워커홀릭이다. 세 식구가 남극여행을 준비하던 중에 서로에게 쌓여있던 감정을 분출하며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한다. 한 가족이 망가지는 과정을 재미와 위트로 포장해 극단적으로 펼쳐낸다. 촉망 받는 건축가였던 버나뎃이 까칠한 주부가 되었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오기까지의 과정과 버나뎃의 비밀스러운 과거, 위트 있는 사회 풍자, 삶을 긍정하는 따뜻한 성장담까지 골고루 맛깔스럽게 버무렸다.

미국에서 출간 후 84주간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그 해 <뉴욕 타임즈> <피플> 등 매체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며 화제가 된 책이다. 최근 <비포 선라이즈> <보이후드>의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이 연출을 맡아 영화로도 만들어질 예정이다.

 

끝에서 두 번째 사랑


눈 깜짝하는 사이 사라진 청춘이 아쉽고 억울하기만 한 마흔다섯 살 여자와 청춘 따위 가물가물한 마흔아홉 살 남자가 만났다. 일에 파묻혀 살던 드라마 프로듀서 요시노 치아키는 어느 날 문득 마흔다섯 노처녀가 된 자신을 처음으로 되돌아 본다. 청춘을 좀먹은 엉망진창의 삶에서 벗어나겠다고 다짐한 그녀는 남은 생을 도쿄 근교의 아름다운 지역 가마쿠라에서 보내기 위해 고택을 구입한다. 옆집에 그녀가 꿈꾸는 잔잔한 일상을 훼방 놓을 이상한 남자가 살고 있는지는 모른 채. 요시노 치아키는 이사 후 옆집 남자, 고리타분한 무사안일주의 시청 공무원 나가쿠라 와헤이와 사사건건 얽힌다. 동시에 간질간질한 로맨스도 펼쳐진다.

어른이 될수록 상처받는 일은 많고 회복은 더디다. 현재의 사랑에 충실하면서도 다음 사랑은 다시는 없을 거라고 영원을 확신하지 않는 어른들의 연애가 마음을 따뜻하게 데운다. 되려 “이 나이니까 더욱 마지막 사랑은 소중한 이를 위해 남겨두고 싶어요.”라는 대답이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희망차고 따뜻한 시선이 가득한 연애소설이 반갑다. 언제부턴가 생일이 부끄러워지고 깜짝 파티가 부담스러운 여자들에게, 괜찮은 여자는 나이가 몇이든 괜찮은 여자라고 토닥이는 이 위로에 마냥 몸을 맡기고 싶어진다. 동명의 후지TV 드라마를 소설화한 책으로 김희애, 지진희 주연의 드라마로도 곧 만날 수 있다.

친구가 불륜에 빠졌다

1608mcmalimk13_01함부로 집 비우지 마세요

내가 막 연애에 눈뜰 무렵 서른세 살 아저씨와 결혼식을 올려버린 D는 늘 어른처럼 느껴졌었다. 남편은 사업 때문에 출장이 잦았는데 결혼한 지 5년 정도 됐을 무렵 외로움에 지친 D는 밖에서 즐거움을 찾기 시작했다. 남편이 벌어다 준 돈으로 얼굴은 더 예뻐졌고 돈과 시간은 넘쳐났다. 일탈은 유부녀인 줄 알 리 없는 남자들이 거는 수작을 하나 둘 받아주는 것으로 시작됐다. 곧 D는 미팅을 나가기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남편이 출장 간 사이 그렇게 알게 된 남자들을 집으로 데리고 오는 것으로 이어졌다. 남편은 마흔을 앞둔 바쁜 사업가로 사는 지 오래였다.

일탈의 결말은 비극이었다. 남편이 불륜의 현장을 두 눈으로 목격한 것이다. 둘은 이혼했다. 사실 나와 내 친구들은 애초에 이런 일이 벌어질 것을 어느 정도 예상했다. ‘안됐네’ 하곤 그걸로 끝이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남자 관계가 복잡했던 친구는 남자 관계에 신경 쓰느라 우리와의 우정엔 크게 마음 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많던 돈은 철저히 남자만의 것이었고, D는 서른을 앞둔 지금 빈털터리 이혼녀가 되어 부모님의 집으로 들어갔다. 한창 놀 때 만나던 친구들도 돈과 집을 잃은 D의 곁에 머물 이유가 없었다. 나는 종종 고등학교 동창 모임에서 D의 소식을 전해 들을 뿐이다. _E, L전자 물류팀

 

권태와 일탈 사이

스무 살 때 처음 들어가 살던 하숙집 딸 A는 지금 나의 단짝이다. 그녀는 그 시절 만난 두 살 터울 남자친구와 9년을 연애하고 결혼했다. 파티시에로 일하던 친구는 결혼을 하면서 직장을 그만두었다. 남편이 그러길 원했기 때문이다. 꽃꽂이를 배우거나 운동을 하거나 나를 만나며 시간을 보내던 친구가 어느 날 내게 말했다. “야, 걔가 밖에서 보재.” ‘걔’는 친구가 다니던 헬스클럽의 퍼스널 트레이너였다. 몇 번 나에게 트레이너가 잘생겼더라고 지나가는 말처럼 하긴 했지만 10년 가까이 A의 연애를 지켜보는 동안 그녀가 남자친구가 아닌 다른 남자 얘길 하는 게 한두 번이었을까.

대수롭지 않게 넘긴 게 화근이었다. 트레이너와 따로 두 번째 만난 날 이후 친구의 마음은 그에게 완전히 갇혀버렸다. 다그쳐도 보고 회유도 해봤지만 지금 그녀는 그 트레이너와 3년째 열애 중이다. 친구의 집에는 정적만이 흐른다. 이상한 건 남편 역시 A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지 딱히 알려고 채근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친구의 결혼식에서 부케를 받은 사람이 나다. 한 달에 두어 번은 연락하고 지내던 그를 카톡 프로필 사진으로나 접한 지 꽤 됐다. _Y, 학원 강사

 

아무리 사랑이 전부라지만

술을 마시다 B가 고민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C선배가 점점 적극적으로 구애를 하고 있다고. C선배는 우리 모임 멤버 중 한 명이자 그녀의 회사 직속 선배다. 그건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건 그가 유부남이라는 사실이다. 우린 선배 결혼식에도 같이 갔었다. 솔직히 나는 선배가 친구에게 품은 마음을 눈치채고 있었다. 잔뜩 술에 취해 나와 둘만 남았을 때 ‘B는 자신의 뮤즈’라며 B에 대한 예찬을 마구 늘어놓았었다. 자기가 무슨 아티스트도 아니고 뮤즈를 운운하는 게 웃겨 콧방귀를 뀌며 넘겼지만 석연찮은 구석은 분명 있었다. 그 마음이 달덩이처럼 커져 B에게 고백하기에 이른 것이다.

뭐,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 둘은 그가 아내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오피스 부부였으니까. 하지만 나는 이어지는 B의 말에 까무러쳤다. “나도 선배를 좋아하려면 좋아할 수 있을 것 같아.” 그게 뭐야. 구리다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같이 좋아했으면 ‘불륜’이라는 가십으로 치부할 수 있었지만 애초에 마음이 없었는데 그가 나를 좋아한다는 걸 알자마자 그를 좋아할 수 있다니. 곤경에 빠진 듯 털어놓는 B의 말이 다 끝날 때까지 잠자코 듣다가 나는 결국 한마디하고 말았다. 그 가벼운 마음 하나로 선배의 아내는 여자로서 얼마나 괴로운 일을 맞닥뜨릴지 생각해봤느냐고.

B는 평소 인생에서 사랑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다. 저 말을 뱉을 때 역시 자기는 사랑이 가장 중요하기에 그의 사랑을 모른 척할 수 없다는 것이 논리였다. 평소 B의 뚜렷한 가치관을 존중해왔지만 이런 식으로 가치관을 지키는 건 조금도 멋져 보이지 않았다. 그날 이후 B와 나는 안부만 확인하는 정도의 사이가 되었다. 후회는 없다. 둘이 어떻게 됐는지도 알지 못한다. 적어도 어떤 게 ‘구리지 않은지’ 아는 사람이 왜 이렇게 드문 걸까? _K, 출판사 편집팀

 

한 사람이 떠난 자리

친한 형의 여자친구는 꽤 예뻤다. 나도 종종 형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그녀를 훔쳐보곤 했는데 예쁜 애들이야 널렸지만 그녀는 명문대 출신에 책 읽는 걸 좋아해 자신만의 세계도 분명했다. 키가 커서 모델 일도 종종 했었는데 형과 그녀의 세계관이 맞아 둘이 누구보다 재밌고 바람직한 연애를 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종종 그녀는 이 형을 왜 저렇게 좋아하는 걸까 진지하게 생각해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날벼락 같은 소식을 들었다. 둘이 헤어졌고 그 이유는 그녀가 평소 좋아하던 소설가와 바람이 났기 때문이라는 것. 대체 그 둘이 어떻게 만나게 됐는진 모르겠지만 그녀가 전화로 헤어지자고 말했을 때 형은 이성을 잃고 그녀의 집으로 찾아갔다. 화도 냈다가 달래도 봤다가 ‘네가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며 아침드라마 대사 같은 말까지 했지만 그녀의 대답은 “미안해. 오빠 같은 사람 다신 못 만날 거 알아. 근데 내가 이 작가 얼마나 좋아했는지 알지? 난 지금 매일이 꿈 같고 믿기지 않아”였단다. 형을 오랫동안 봐왔지만 우는 모습도 처음 봤고, 사람이 그렇게 많이 울 수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형은 몇 달을 폐인처럼 살았다. 밤마다 그녀의 친구에게 전화해 뭐가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물었고 그 끝은 늘 전화를 받은 친구와 함께 목 놓아 우는 것이었다. 그렇게 몇 달을 폐인으로 지냈다. 옆에서 보는 친구와 지인들은 그 괴로움을 함께 감당하며 차츰 그녀를 한마음으로 미워하게 되었고, 결국 그녀는 그 형을 통해 알게 된 수많은 사람들과 등을 진 채 인스타그램도 ‘계폭’한 후 사라졌다. 그녀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_A, D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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