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에서 여름놀이

신라 호텔에서 달 빛 아래 수영하기

모처럼 시티 바캉스를 즐기기로 했다면 하루종일 수영장을 이용할 수 있는 신라 호텔에서 ‘섬머 에피소드’ 패키지를 이용하자. 신라 호텔 내 야외 수영장인 ‘어반 아일랜드’에서 남산을 바라보며 물놀이를 즐기다 출출해지면 선베드에 누워 파마산 리조토와 바닷가재와 로스트 치킨, 소시지로 구성된 서머 플레이트에 시원한 생맥주 에스트렐라 담을 마신다면 평일의 피로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질 것. 밤에는 선베드에 보온매트가 깔려 문라이트 스위밍을 즐기기에도 좋다.  9월 13일까지이고 가격은 36만원 선.

 

메종 글래드 제주에서 곽지 해변가 전세내기

여름에 제주를 가면 숙소 선택이 고민이다. 바닷가만큼은 꼭 가야겠다면 메종 글래드 제주가 답. 메종 글래드 제주의 ‘인더 서머’ 패키지엔 객실과 조식은 물론 물 맑고 아름답기로 유명한 곽지 과물 해변으로 가는  무료 셔틀 버스와 미니 바, 탈의실 등이 구비된 투숙객 전용 프라이빗 하우스 이용이 포함되어 있어 남다르게 제주를 즐길 수 있다. 8월 31일까지이고 가격은 22만 9천원부터.

 

W 서울 워커힐_시트러스 우빙수W 호텔에서 빙수먹기

W 호텔의 여름 시그니처 메뉴 ‘우빙수’가 올해엔 더 다채로운 색을 입었다. 우유만을 갈아 진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인 우빙수에 W 베이커리 팀이 직접 만든 바삭한 누룽지 과자가 올라간 ‘누룽지 우빙수’, 싱싱한 베리와 라즈베리 소르베 아이스크림을 토핑한 ‘시트러스 우빙수’ 등은 팥과 우유만으로 점철된 텁텁한 팥빙수에 질린 이들에게 반가운 메뉴. 귀리와 흑미를 넣은 포리지를 우유에 섞은 건강 빙수도 흥미롭다. 각각 2만 7천원.

남자를 사랑하지 않는 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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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보기 위해 4분단에서 1분단을 돌아 사물함으로 갔다.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산다고 거짓말도 했다. 윤리 시간에 같은 조가 되면 그녀의 편에서 정의를 대변했다. 엎드려 졸고 있을 때조차 얼굴을 그녀가 있는 쪽으로 두었다. 하지만 그 아이와 어울리는 커트 머리 여자 친구들 사이로 진입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오랜 가슴앓이의 흔적은 수능 준비에 몰두하면서 일기장에서 사라졌다. 우리는 각자 다른 대학교에 진학했고 몇 년이 지나 소셜 네트워크 ‘아이러브스쿨’ 정모에서 다시 만났다. 깊은 연정은 사라졌지만 내면에 깔린 친밀한 정서는 여전히 단단했다. 우린 순식간에 다시 가까워졌다. 바슐라르의 <촛불의 미학>과 타르코프스키 감독 영화의 환유에 대해 토론하고 함께 사북으로 출사 여행을 떠났다. 타인의 개입이 불가능한 뿌리 깊은 연대의 정서가 우리 사이에 있었다. 아, 성적 탐닉은 없었다. 우정을 기반으로 한 조금 유별난 관계였는데, 돌이켜보면 그건 사랑이었다. 그 사랑이 깨진 건 내가 복학생 선배와 사귀기 시작했을 때였다. 그 아이는 분노가 극에 달해 화를 주체하지 못해 내게 물건을 던지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더러운 욕을내뱉었다. 그리고 물었다. “어떻게 ‘남자’를 사랑할 수 있니?”

그 아이의 마지막 외침은 연애의 위기가 반복될 때마다 떠오른다. 남자를 사랑할수록 내가 알고 있던 순수한 사랑의 의미는 퇴색했다. 그래, 어떻게 남자를 사랑할 수 있지? 여성이 남성을 사랑하는 것은 다음 세대를 만들기 위한 생물학적 환영에 불과할 뿐, 남녀는 영원히 서로 이해하고 이해받을 수 없는 완전히 다른 생명체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심지어 성적 대상으로서 상대방의 몸을 이해하는 수준도 남성보다 여성이 월등하게 우월하다. 깊은 정서적 교감을 나누던 그 아이가 내겐 밀도 높은 진정한 사랑이었음을 뒤늦게 깨닫는다. 동성애와는 차이가 있다. 성적 유희를 뛰어넘는 동질의 교감이 농밀하게 바탕에 깔린 사이. 나는 그것을 소울메이트, 즉 영혼의 동반자라고 말하고 싶다.

주변을 돌아보면 생각보다 다양한 관계의 소울메이트 커플이 있다. 노희경 작가의 tvN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에 등장하는 ‘꼰대 이모’들도 그렇다. 초등학교 동문인 문정아(나문희)와 조희자(김혜자)에게는 각각 “동태찌개! 고춧가루 많이 넣고”라고 소리 치는 남편과 자신을 부담스러워하는 자식들이 있다. 정아가 이혼을 결심하자, 희자는 ‘정아야, 나랑 같이 살자’라고 말한다. 희자의 머릿속에는 남편과 자식보다 더 열렬히 사랑하는 친구 정아가 있다. 행복을 추구하는 일상이 삶의 목적이라면 이런 평생지기와 함께 살아야 하지 않을까? 최소한 짠돌이 남편 때문에 속이 시커멓게 타버리는 화병 따윈 생기지 않을 거다.

실제로 내 주변엔 소울메이트와 연인 혹은 가족의 형태로 살아가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S선배가 대표적이다. S선배는 성욕을 입으로 푸는 사람이다. “저 남자는 성기에 탄력이 없을 것 같아.” “너 요즘 두 남자 성기 양쪽에서 흔들고 다닌다면서?” “네가 그 게르만족 맛을 봐야 그게 얼마나 좋은 줄 알지!” 반복되는 음탕한 직설 화법에 놀라지만 그는 스스로 성욕이 없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섹스를 안 하니까 입으로 푸는 거지, 얘. 이 나이에 무슨 성욕이니?”

아래에 쓸 에너지가 없다고 단호하게 말하는 무성욕자 선배가 연애를 한다. 상대는 동성의 소설가 J. 쾌락의 질주와 성적 욕망의 비극을 소재로 한 소설을 쓴 소설가지만 둘의 연애는 플라토닉하다. 아침이면 새벽에 우는 새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는 문자를 보내고, 동네 빵집에 갓 구운 빵이 나오는 시간에 만나 바게트의 식감에 대해 얘기한다. 서로 자전거 타이어 바람을 채워주고 라이딩을 즐기는 그들은 섹스 없는 연인이다. 그들은 딱 지금 이대로 좋다. 오래된 물건을 수집하고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발견하는 걸 좋아하는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섹스가 아닌 취향의 공유다. 서로 자유연애를 하면서 평생 지적 동반자로 살았던 보부아르와 사르트르처럼. 선배와 J는 때때로 J의 서재에서 서로에게 시를 읊고 노래를 하며 종일 시간을 보낸다. 그들의 연애를 보며 정서적 동반자와 함께 사는 가족의 재구성이 멀지 않았음을 느낀다. 어쩌면 그것이 상실과 결핍의 시대에서 우리가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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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마주친 연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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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우연히 만나 15일 동안 함께 여행한 커플 엘리스(Elise)와 루이(Louis)

프랑스 파리에서 광고 아트 디렉터로 활동하던 모드 샤라르는 1년 전 어느 날 직장을 그만두고 남자친구 테오(Theo)와 함께 캐나다 몬트리올로 향했다. 도착하자마자 두 사람은 긴 여행을 위한 자동차를 한 대 샀고, 특별한 계획 없이 발길이 닿는대로 떠났다. 뉴욕, 펜실베이니아, 켄터키 테네시, 텍사스, 뉴멕시코, 콜로라도, 몬태나, 아이다호, 오리건, 캘리포니아, 네바다를 거치며 미국 전역 2만 킬로미터 거리의 길을 달렸다. 진정한 자유의 삶을 꿈꾸며 떠난 몇 달간의 여행 동안 작가 모드 샤라르의 낡은 필름 카메라는 우연히 마주친 연인들을 담은 사진들로 채워졌다. 지금의 남자친구와 생애 가장 열렬한 연애를 하고 있다는 작가는 자신처럼 뜨거운 사랑의 감정에 빠진 사람들을 찾아 긴 여정을 이어갔다. 여행길 한가운데서 시작된 사진 작업에 가장 큰 영감이 되어준 것은 낯선 곳에서 연인과 함께 마주한 찬란한 사랑의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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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에 사는 앙드레(André)와 마농(Manon). 새로 이사한 두 사람의 작은 아파트에 초대받은 날 찍은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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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 커플 티파니(Typhanie)와 피오나(Fiona)는 몇 년째 꼭 붙어 지내온 친구 같은 연인이다.

‘사랑’을 사진 작업의 주제로 삼은 이유는 무엇인가? 사랑을 다루는 예술 작품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지만 보이는 것에 비해 한층 심오한 의미를 부여하거나 어려운 예술적 해석을 입힌 것들이 주를 이룬다. 나는 별다른 장치 없이 사랑의 감정을 그대로 담은 자연스러운 사진을 찍고 싶었다. 마주 보는 연인의 눈빛과 표정만으로도 주제를 충분히 담아낼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진에 담긴 연인들의 표정과 눈빛이 무척 아름답다. 이들은 어떻게 만난 사람들인가? 처음에는 가까운 친구 커플부터 찍었는데, 조금씩 작업이 확대되면서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사진 작업에 참여할 커플을 찾는다는 글을 게시하면 수십 통의 메일이 온다. 신기할 정도로 제각각 다른 이야기를 가진 사람들이다. 여행 도중에는 하루 이틀 후에 도착할 도시를 SNS를 통해 알린다. 그럼 제법 많은 현지인이 메시지를 남긴다. 그렇게 인연을 맺은 연인들과 여전히 가깝게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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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에게 가장 큰 여운을 남긴 루이종(Louison), 쥘(Jules)과 그들의 아기 라울(Raoul)

연인들의 집이나 자동차처럼 사적인 공간을 촬영 장소로 선택한 점이 흥미롭다. 온통 그들의 흔적들로 채워진 곳에서 더욱 은밀하고 솔직한 일상을 발견하고 싶었다. 새로운 커플을 만나면 곧바로 카메라를 들기보다는 그들과 충분히 교감할 때까지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눈다. 그러다 어디든 그들이 이끄는 곳으로 향하고 작업을 시작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연인은 누구인가? 프랑스에 사는 루이종(Louison)과 쥘(Jules), 그리고 두 사람의 아이 라울(Raoul)과 함께한 시간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발가벗은 채로 샛노란 햇빛이 드리운 낡은 나무 마루에 누워 서로를 바라보고 쓰다듬던 세 사람의 아름다운 모습을 잊을 수 없다. 그 순간에 전해지는 감정 자체가 너무도 황홀해서 카메라를 철수하고 그냥 가만히 앉아 감상하고 싶을 지경이었다.

 

사랑에 빠진 사람들을 향한 당신의 온화한 시선이 느껴진다. 사진을 찍으면서 가장 기쁜 때는 언제인가? 피사체가 되어주는 연인들이 처음엔 카메라의 시선을 조금 부담스러워하다가도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유연해진다. 분위기가 고조되면 두 사람이 주고받는 감정의 윤곽이 선명해지는 듯한 기분이 드는데, 그 순간이 형언할 수 없을 만큼 감동적이다.

환한 햇빛과 물결, 나무 등 사진 곳곳에 배치된 자연의 모습도 돋보인다. 이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바로 햇빛이다. 플래시 같은 인공적인 조명 없이 오로지 자연광을 활용하는 편이다. 빛과 자연은 사랑이라는 감정을 가장 풍성하게 표현해낼 수 있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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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위에 담요를 깔고 누워 잠이 든 엘리스와 루이

가장 큰 영감이 되어주는 것은 무엇인가? 만나는 사람들의 감정 상태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이미지를 구상할 때는 테렌스 맬릭(Terrence Malick) 감독의 영화나 미국 고전영화를 자주 떠올리는 편이다. 1960~70년대 미국 문화에서 영감을 찾고, 그 시대의 포크와 컨트리 음악도 즐겨 듣는다. 현대 작가로는 3년간 열차를 타고 미국 전역을 여행한 젊은 사진가 마이크 브로디(Mike Brodie), 다큐멘터리 사진가 알렉 소스(Alec Soth), 이스라엘 출신의 패션 사진 작가 가이 아로치(Guy Aroch)를 좋아한다.

진정한 자유와 사랑을 찾아 여행하는 당신의 다음 목적지가 어디일지 궁금하다. 7월에 스웨덴으로 떠난다. 북유럽에서 짧은 여행을 마치면 곧바로 프랑스 남부의 아를(Arles)에서 전시를 열 계획이다. 늦여름쯤에는 지금까지 작업한 작품을 담은 사진집 <Joe’s Road>를 출간하고, 유럽 일정을 모두 끝낸 10월에는 다시 사랑에 빠진 연인들을 찾아 미국과 캐나다로 떠난다. 구체적인 루트는 정해두지 않았다. 지난 여행처럼 마음이 이끄는 대로 따라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