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창욱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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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핑 수트와 서핑 팬츠 모두 헐리 바이 911 스포츠(Hurley by 911S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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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핑 수트와 서핑 팬츠 모두 헐리 바이 911 스포츠(Hurley by 911S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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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핑 수트와 서핑 팬츠 모두 헐리 바이 911 스포츠(Hurley by 911Sports).

나와 지창욱은 거친 파도 소리가 그대로 들려오는 발리의 평화로운 리조트에서 한가롭게 앉아 인터뷰를 했다. 드라마 <힐러>가 끝나고 한 달 정도 지난 어느 날이었다. 치열했던 드라마 촬영 일정이 모두 끝나고 나서도 그는 그간 미뤄두었던 인터뷰를 하느라 또 바쁜 한 주를 보내고, 그러곤 몇몇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해외에서 열린 어느 행사는 팬이 너무 많이 몰리는 바람에 안전상의 이유로 취소가 되기도 했다. 틈틈이 작품을 위한 미팅도 했고, 뮤지컬 <그날들> 지방 공연도 했다. 그간 만나지 못한 친한 친구들과 술도 마시고 맛있는 것 많이 먹고, 친한 형과 짧은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그렇게 바쁜 나날을 보내던 와중에 그는 우기가 지나고 점점 뜨거운 열기가 가득해지는 발리로 여행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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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이프 슬리브리스 티셔츠 올세인츠(All Saints), 데님 팬츠 디스퀘어드2(Dsquared 2), 슬리퍼 버켄스탁(Birkenstock), 선글라스 칼 라거펠트 바이 룩옵틱스(Karl Lagerfeld by Look Op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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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하늘색 셔츠와 반바지 모두 데님앤서플라이 랄프 로렌(Denim & Supply Ralph Lauren), 스니커즈 스터즈워(Studs W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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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하늘색 셔츠와 반바지 모두 데님앤서플라이 랄프 로렌(Denim & Supply Ralph Lauren), 스니커즈 스터즈워(Studs War).

발리에서 보낸 그의 일상은 아주 단조로웠다. 늦잠을 자고 일어나 늦은 아침 식사를 하고, 수영을 조금 하다가 낮잠을 자고, 한국에서부터 싸들고 온 만화책을 들춰 보다가 다시 낮잠을 자고, 그렇게 작정하고 게으르게 보낸 일상. 어쩌면 모든 것을 떠나보내고 난 뒤라 더 작정하고 마음을 놓았는지도 모른다. <힐러>가 끝난 후 지창욱에 대한 관심은 어느 때보다 뜨겁다. 발리의 공항에도 그를 잠시라도 보기 위해 몇 시간이고 기꺼이 기다리는 많은 팬들이 모여 있었고, 공항에서 한 시간이나 떨어진 리조트 안에서도 그를 알아본 사람들이 함께 사진을 찍어달라며 말을 걸어왔다. “그동안 작품을 하면서 이런 경우는 처음이에요. 시청률이 대단히 높게 나온 게 아닌데도 사랑을 많이 받았죠. 그런데 이제 그 작품은 끝나버렸어요. 작품은 지나갔고, 저는 더 이상 힐러가 아니죠. 다만 현장에서의 즐거웠던 기억만 남았어요. 작가님, 감독님과 소통하는 것도 즐거웠고 현장 스태프들과도 모두 동네 형, 누나, 동생처럼 재미있게 지냈어요. 그게 전부예요. 달라진 건 없어요. 단지 예전보다 이런저런 제안이 많아진 정도? 예전에는 작품이 많이 들어오지 않아 들어오면 일단 하고 보거나 두 작품 중에 하나를 고르는 식이었다면, 이제는 여러 작품 가운데 고를 수 있게 된 거죠.” 촬영 현장에서 그는 유쾌한 청년이다. 일부러 많이 웃고 장난도 치고 농담도 건넨다. 그런데 사실 그건 노력의 결과일지도 모른다. “현장은 늘 바쁘잖아요. 그런 와중에 연기만 하려다 보면 더 지치더라고요. 그래서 애써 더 웃으려고 했어요. 그런데 그러다 보니 어느새 그런 제 모습이 실제 제 성격이 되어버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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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슬리브리스 톱 에이치앤엠(H&M), 시계 티쏘(Tissot), 선글라스 칼 라거펠트 바이 룩옵틱스(Karl Lagerfeld by Look Optics).

그렇다고 모든 사람에게 마음을 활짝 열고 격의 없이 어울리는 편은 아니다. 오랫동안 함께한 스태프들은 기꺼이 자신의 집으로 초대해 어머니가 차려준 음식을 함께 나누기도 하고, 작품이 끝나면 한동안 만나지 못했던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나느라 일주일에 5일은 취해 있을 만큼 웃고 떠들며 즐기지만 처음 만난 사람에게는 풀어진 모습을 보이는 법이 없다. 보충수업을 막아보려고 전기 콘센트에 젓가락을 꽂아 정전을 시켰다는 학창 시절 무용담 속 지창욱을, 인터뷰를 위해 마주 앉은 그의 모습에서는 도무지 떠올릴 수가 없다. 그의 오랜 친구이자 지금은 함께 일하는 매니저는 10대의 지창욱을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성격도 좋은 놈’이라고 말했다. 그랬던 놈이 울며불며 어머니를 설득한 끝에 연극영화과에 지원하고 그렇게 진짜 배우가 되었다. “신인 때는 너무 힘들었어요. 배우 생활이라는 게 연기만 한다고 다 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연예계라는 곳에 들어와서 선배들 붙잡고 많이 울기도 했어요.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라서 더 힘들었을지도 몰라요. 그래도 지금은 많이 적응한 것 같아요. 예전에는 인터뷰를 할 때면 단답형으로 대답하곤 했어요. ‘좋아하는 게 뭐예요?, 물으면 ‘축구요’ 이런 식이었죠. 그때는 이상하게 제 입으로 저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게 참 어색했어요. 지금은 아니에요. 이제는 오히려 한 작품을 끝내고 인터뷰를 하다 보면 생각이 정리되면서 제가 연기한 캐릭터를 잘 떠나보낼 수 있게 되었죠. 연기라는 내 일을 위해 감수해야 할 부분도 굉장히 많다는 것을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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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그러데이션 카디건 타미 힐피거(Tommy Hilfiger), 안에 입은 화이트 티셔츠와 블루 팬츠 모두 에이치앤엠(H&M).

BEAUTY NOTE

여행을 떠난 지창욱의 화장대 위에 놓인 헤라 옴므(Hera Homme)의 매직 스킨 크림과 퓨리파잉 클렌징 폼. 매직 스킨 크림은 바르는 즉시 피부 보호막을 만들어 유해 환경과 스트레스로부터 피부를 보호해주는 안티에이징 크림으로 여행에 지친 피부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퓨리파잉 클렌징 폼은 세안과 면도를 한번에 해결하는 듀얼 클렌징 폼으로 피부 깊은 곳까지 클렌징해주는 것은 물론 면도할 때 피부를 매끄럽게 유지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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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 트레이닝 후드 집업 셔츠와 팬츠 모두 일레븐 파리(Eleven Paris).

BEAUTY NOTE

뜨거운 태양 아래 지창욱의 피부를 지켜준 헤라 옴므(Hera Homme)의 CC 크림. 완벽한 커버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으며 자외선 차단 효과와 주름 개선, 미백 효과까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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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 메시 소재 니트 톱 올세인츠(All Saints), 반바지 일레븐파리(Eleven Paris).

BEAUTY NOTE

지창욱의 촉촉한 피부를 책임진 헤라 옴므(Hera Homme)의 에센스 인 스킨은 고보습 안티에이징 성분이 피부 탄력을 높이고 끈적임 없이 풍부한 보습감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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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건디 카디건과 팬츠 모두 버버리 프로섬(Burberry Prorsum).

우리는 화보 촬영을 위해 뜨거운 발리의 이곳저곳을 아침부터 해질 녘까지 돌아다녔다. 서프보드를 들고 바닷가를 걷기도 했고 오토바이를 타고 내달리기도 했다. 그건 그의 여행에 대한 로망쯤 된다. “원래 여행을 가면 많이 안 돌아다녀요. 그냥 많이 자고 먹고 좋은 경치 보고. 그런 게 좋아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배낭여행도 해보고 싶고, 오토바이 타고 여기저기 돌아다녀보고 싶기도 해요. 한 서너 달 떠나는 자유로운 여행 말이에요. 서른이 되기 전에는 할리 데이비슨 같은 오토바이를 타보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시간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서른이 되기까지 그에게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내년이면 아마도 군대에 갈 것이다. 군대 가기 전까지 돈도 많이 벌어놓고 싶고 오토바이 면허를 따서 할리 데이비슨도 한번 타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하지만 그냥 어느 날 불현듯 때 되면 훌쩍 다녀올 것이다. “갈 때 되니까 가는 거잖아요. 다녀오면 오히려 더 재미있는 일이 생길 거라는 막연한 희망도 있고, 그냥 그렇게 다녀올 거예요.” 지창욱은 지금까지 자신이 천천히 잘 걸어왔다고 말한다.

주말 드라마 <솔약국집 아들들>과 일일 드라마 <웃어라 동해야>는 시청률도 꽤 잘 나왔고, 여전히 아주머니 팬들은 그를 ‘동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리고 미니시리즈 <무사 백동수>를 찍었고 장편 사극인 <기황후>에서는 왕을 연기했으며, 미니시리즈 <힐러>를 끝낸 지금은 한국이 아닌 곳에서도 그에게 뜨거운 관심을 보인다. 그런데 사실 지창욱의 원래 꿈은 벼락 스타였다. “처음 배우가 되었을 때 갑자기 드라마의 주인공을 맡아서 ‘벼락 스타’가 되고 싶었어요. 그렇게 되지 못했지만요.(웃음) 그래도 천천히 제 길을 잘 가고 있는 것 같아요. 주말 드라마와 일일 드라마, 미니시리즈와 사극 등을 거친 건 의도한 게 아니에요. 그냥 그렇게 된 거예요. 제가 데뷔를 하고 초반에 했던 작품들은 시청률이 정말 잘 나왔어요. 그런데 그러니까 오히려 무섭더라고요. 다음 작품에서 시청률이 낮으면 어쩌나, 걱정이 됐죠. 캐스팅 제안이 들어와도 선뜻 응할 수가 없었어요. 그때 한 선배가 시청률 때문에 작품을 못 고르면 배우가 아니라고 말해줬어요. 겨우 용기를 내 작품을 골랐는데, 그게 <총각네 야채가게>예요. 그런데 그 드라마가 시청률이 1%도 안 나왔어요. 그때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제야 깨달았거든요. 시청률이 나오지 않더라도 연기를 대충 할 수는 없고 끝까지 책임져야 하며, 또 그 작품에서도 내가 배우는 게 있다는 걸요. 그리고 작품이 끝난 후에도 지창욱이라는 배우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걸 알았어요.” 이제 그는 벼락 스타 대신 새로운 꿈을 가졌다. “벼락 스타가 되지 못했으니 벼락부자라도 되어야죠.(웃음) 그런데 안 될 거예요. 남들은 로또를 사도 천원, 2천원이라도 당첨되던데 저는 1원도 안 되거든요.” 그는 농담을 접고 다시 대답을 이어갔다. “이제는 행복한 배우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연기하는 과정이 즐겁고 재미있으면 좋겠어요. 작품이 잘 되고 안 되고는 제 욕심만으로 이룰 수 있는 게 아니더라고요. 사람들과 즐겁게 작업하다 보면 잘 되는 날도 있을 테고 아쉽지만 안 되는 날도 있겠죠. 모든 작품은 끝나기 마련이고 작품 하나로 인생이 바뀌는 것도 아니에요. 남는 건 함께한 사람이고 추억이라는 것을 알았어요. 나이가 들고 할아버지가 되어 지금처럼 멋있는 주인공을 하진 못하더라도 맡은 역할을 즐겁게 연기하며, 하고 싶은 연기를 하는 멋있는 선배가 되고 싶어요.” 마음먹은 대로 연기가 되지 않았을 때는 방송을 일부러 보지 않은 적도 있고, 지금껏 살아온 세상과는 조금 다른 모습의 연예계가 낯설어 울던 시간도 있었다. 그리고 그보다 전에는 자세한 사연은 알 수 없지만, 집안 환경 혹은 친구끼리의 문제들로 평안하지만은 않은 학창 시절도 있었다. “지나고 나니 친구들과 만나 추억거리 삼을 만한 이야깃거리도 있고, 지금 생각해도 진짜 힘들었던 순간도 있어요. 그런데 이제는 점점 즐거움의 시간이 더 많아지고 있는 것 같아요. 이제는 힘든 일이 오더라도 잘 흘려보낼 수 있는 기술이 생긴 것 같아요. 예전에는 힘든 일이 닥치면 걱정부터 했는데 지금은 잘 넘길 수 있는 나름의 방법을 깨친 것 같아요. 아마도 여유가 생겼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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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메시 소재 니트 톱 산드로(Sandro), 팬츠 노앙(Nohant), 시계 티쏘(Tissot).

발리에서 보낸 게으른 5일이 지나고 그는 다시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눈치다. 아주 가끔씩 그의 SNS가 업데이트되고 나면 그의 이름은 여지없이 포털사이트의 검색어 순위에 오르고, 그를 향한 환호도 여전히 뜨거워 보인다. 발리에서 한국으로 돌아가면 운동도 다시 시작하고 작품 준비도 하며 보낼 계획이라고 했으니, 지금쯤이면 차기작을 정하고 작품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을 것이다. 그렇게 그의 또 다른 시간이 채워지고, 또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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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속의 두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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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혁 레터링 포인트 화이트 셔츠, 멀티컬러 페인팅 그레이 체크 재킷과 팬츠, 컬러풀한 패턴의 화이트 스니커즈 모두 디올 옴므(Dior Homme).
김영광 멀티컬러 페인팅 화이트 셔츠, 멀티컬러 페인팅 그레이 니트 톱, 블랙 슬랙스, 실퍼 패턴 블랙 로퍼 모두 디올 옴므(Dior Homme), 실버 사각 패턴 브레이슬릿, 레드 끈의 실버 코인 브레이슬릿, 화이트 끈의 실버 코인 브레이슬릿 모두 드비어스(De Beers).

이수혁과 김영광, 잘생긴 두 남자가 친하다고 했다. 3백65일 중 3백50일은 만날 정도로말이다. 혼자 있어도 눈에 띄는 외모를 가진 두 남자가 늘 붙어 다닌다니, 여기에 김우빈, 성빈, 홍종현 같은 남자들도 합세해 자주 뭉친다니, 이야말로 ‘멋짐’의 심각한 낭비이며 사회적 불균형이 아닌가. 원래 사회생활을 같이 시작한 동기들끼리는 끈끈한 무언가가 있는 법이다. 함께 모델 활동을 하며 친해진 이수혁과 김영광은 이제 배우로 자리 잡았다. 그들 각자의 일과 삶에는 꽤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언제 만나도 속 편한 친구가 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는 눈치다. 그리고 각각 드라마 <일리 있는 사랑>(이수혁)과 <피노키오>(김영광)라는 작품을 끝마친 이들은 함께 하와이에 가기로 했다. 일로 떠난 여행이지만, 화보 촬영을 마치고 스태프들이 서울로 돌아간 후에도 두 사람은 하와이에 남아서 며칠간의 여행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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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광 네이비와 화이트가 배색된 톱, 블랙 슬랙스, 블랙 레더 스니커즈 모두 시스템 옴므(System Homme), 화이트와 블랙이 배색된 사각 토트 백팩 칼린(Carlyn).
이수혁 그레이 톱, 화이트 블루종, 블랙 쇼츠 모두 시스템 옴므(System Homme), 화이트 클러치 백 칼린(Carlyn), 블랙 레더 하이톱과 모자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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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터링 포인트 화이트 셔츠, 멀티컬러 페인팅 그레이 크롭트 맨투맨 셔츠 모두 디올 옴므(Dior Homme), 블랙 스트라이프 슬랙스 시스템 옴므(System Homme).

“저흰 아주 오래된 사이라 말이 없어도 어색하지 않아요. 하와이에서도 그냥 걸어 다니고, 저녁에 맥주 한잔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보냈어요. 저녁에 남자 둘이 해변을 걸었으니 게이 커플인 줄 알았을 거예요. 한 외국인은 쌍둥이냐고 그러더라고요. ‘No!’라고 외쳤죠. 서프보드 위에 둘이 앉아 수평선을 바라보면서 바다가 넘실대는 걸 보는데 되게 좋았어요. 햇볕에 탄 피부가 따가워서 서로 로션 발라주다가 거울을 보게 됐는데, 동시에 ‘와, 진짜 옛날 생각난다’고 말했어요. 아무것도 모르고 일을 시작한 그때가 생각나더라고요. 모델로 데뷔한 이후에 이렇게 작업을 같이 한 건 오랜만이에요.”(김영광) “열일곱 살 때 일을 시작했는데, 둘이 데뷔 쇼가 똑같아요. 당시에는 라이벌 아닌 라이벌이었던 셈이죠. 어찌 됐든 같이 꿈을 꿔온 지 오래됐고, 이제는 둘 다 배우로서도 인터뷰를 할 수 있는 위치에 올랐고, 그렇기 때문에 좀 더 책임감을 느끼는 시기인 것 같아요. 좀 더 연기를 잘하고 싶은 욕심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좋은 영화를 보면 서로 추천해주는 편이에요.”(이수혁) “하와이에 둘이 남은 후에 제가 스카이다이빙을 하자고 계속 꼬드겼어요. 결국 날씨 때문에 못 했지만 스카이다이빙을 위해서 고프로 카메라를 샀거든요. 스노클링을 하면서도 찍고, 밥 먹을 때도 카메라 앵글에 투 숏을 잡아놓고 이야기하기도 했어요. 그러다가 앞으로 우리끼리 생산적인 작업을 해보자는 얘기가 나왔어요. 재미있는 영상을 찍을 수도 있고, 공부를 할 수도 있고요. 2015년은 학습의 해로 정했어요.”(김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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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그레이 톱, 연그레이 트렌치코트, 블랙 레더 쇼츠 모두 시스템 옴므(System Homme), 실버 패턴 블랙 로퍼 모두 디올 옴므(Dior Hom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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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비 니트 카디건, 블랙 핀턱 배기 오버핏 팬츠, 블랙 레더 스니커즈 모두 시스템 옴므(System Homme), 십자가 펜던트 실버 네크리스 드비어스(De Beers).

우리가 이수혁과 김영광에게 받는 느낌은 사실 극과 극이다. 서늘하고 무심할 것 같은 이수혁과 유쾌하고 따뜻한 느낌의 김영광은 전혀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 이수혁은 표정 변화가 많지 않은 반면, 김영광을 떠올리면 언제나 활짝 웃는 기분 좋은 얼굴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목소리의 톤과 표정, 가지고 있는 정서마저 판이한 그들이 친구라는 사실이 신기하게 느껴질 정도다. “둘이 진짜 안 맞을 것 같은데 어떻게 친한지 모르겠다는 말을 많이 들어요. 근데 그래서 친한 거예요. 서로 다르기 때문에 배울 게 많아요.”(김영광) “실제로도 둘이 같은 스타일이라는 생각은 안 들어요. 자라온 환경도 다르고 생각하는 것도 다른데, 그래서 한쪽이 모르는 부분이나 생각하는 폭이 좁을 때 다른 한쪽을 보면서 깨닫게 되는 점이 많은 것 같아요. 영광이 형에게는 약간 키다리 아저씨 같은 느낌이 있죠. 첫사랑에 어울리고, 여자를 잘 이해해줄 것 같은 느낌? 그런 게 매력이지만 한편으로는 고민일 거예요. 저도 요즘 그런 생각을 자주 해요. 제가 가진 이미지와 제가 원하는 방향 사이의 갭을 줄여나가는 게 지금 해야 할 일일 거예요. 결국 저희는 쓰이는 사람들이잖아요. 캐스팅이 돼야 일을 할 수 있고, 작품에 스며들어야 한다는 걸 이제 완벽히 이해했기 때문에, 그렇다면 내가 잘 쓰일 방법은 무엇일지 고민하는 중이에요.”(이수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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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광 블랙 브이넥 톱, 블랙 와이드 슬랙스 모두 시스템 옴므(System Homme), 네이비 하이톱 스니커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이수혁 베이지 스웨트셔츠, 화이트 펀칭 쇼츠 모두 시스템 옴므(System Homme), 실버 링 프리카(Frica), 브라운 레더 버클 샌들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언제나 인터뷰를 하면서 느끼는 것은 배우는 자신의 이미지와 그 한계를 대중의 예상보다 훨씬 더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수혁과 김영광 또한 자신의 매력과 이미지를 쓰는 시기를 지나, 자신에게 대입할 수 있는 캐릭터의 스펙트럼을 넓히기 위해 고민하는 시기에 접어든 것 같다. 진지한 직업인으로서 배우가 되어가는 과정이랄까. “그동안 현실보다는 판타지, 이미지적인 요소가 많았기 때문에 ‘나는 평범한 역할은 소화하지 못하는 배우인가’ 하는 고민이 많았어요. 제 나름대로는 캐릭터에 가장 잘 맞는 모습이라고 생각해서 옷도 깔끔하게 입고, 머리카락 한 올도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관리를 해도 ‘이수혁이라는 배우는 역시 멋을 부리고 싶어 하는구나, 드라마에서도 포기를 못하는 구나’라는 말이 들려왔어요. 많이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아직 배우로서 보여드린 게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최대한 인간 이수혁을 많이 보여드릴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었을 때 <일리 있는 사랑>을 만났어요. 이 작품을 시작하며 감독님과 제 목표는 그동안 보여준 이수혁을 깨부수는 거였어요. 촬영 과정 자체도 즉흥적으로 만들어가는 부분이 많아서 갖춰진 모습, 준비된 모습보다는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연기를 하게 됐고요. <일리 있는 사랑>을 통해서 ‘아, 내가 카메라 앞에서 훨씬 더 편해져도 되는구나’ 하는 자신감을 많이 얻었어요. 다음 작품에서 일상적인 캐릭터가 됐든, 판타지적인 캐릭터가 됐든, 훨씬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해주었으니 제게는 고마운 작품이죠.”(이수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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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혁 멀티컬러 페인팅 화이트 셔츠, 멀티컬러 페인팅 데님 재킷, 그레이 슬랙스, 실버 패턴 블랙 로퍼 모두 디올 옴므(Dior Homme).
김영광 멀티컬러 페인팅 화이트 셔츠, 멀티컬러 페인팅 진, 화이트 스니커즈 모두 디올 옴므(Dior Hom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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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멀티컬러 페인팅 패턴 셔츠, 그레이 글렌 체크 베스트, 재킷, 팬츠, 실버 패턴 블랙 클리퍼 로퍼 모두 디올 옴므(Dior Homme), 실버 링 프리카(Frica).

“’어떤 걸 해야 나랑 잘 맞지?’ 하는 생각은 너무 많이 해왔어요. 당연히 등장부터 멋있으면 좋죠. 남자들은 단순해서 내가 ‘짱’ 세야 하고, ‘짱’ 멋있어야 되는 게 있거든요.(웃음) 그래서 자신만의 신념이 있고, 신념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인물들이 등장하는 누아르에 로망이 있는 것 같아요. 한번쯤은 남자의 냄새가 짙게 풍기는 캐릭터를 해보고 싶은 거죠. 근데 제가 원래 재밌는 걸 좋아해서, 사람들도 밝고 유쾌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걸 연계해서 나만이 할 수 있는 재미있는 캐릭터를 만들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정재영 선배님을 굉장히 좋아해요. 의리 있는 멋진 남자인 동시에 코믹 연기도 하고, 인간적인 연기를 하는 배우잖아요. 어릴 때부터 멋지게 나이 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이제는 사람들이 나를 보면 즐겁고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추가됐어요.”(김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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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프린트 톱, 버건디 재킷, 베이비 치노 팬츠, 블랙 레더 스니커즈 모두 시스템 옴므(System Homme), 블랙 레더에 블루 파이톤 가죽을 배색한 숄더백 칼린(Carlyn), 선글라스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가봐야 할 곳도 많고, 배우로서 증명하고 싶은 부분도 많이 남아 있다. 최종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 많은 노력과 인내심이 필요하며, 사실 과연 최종 목적지가 존재하긴 하는 건지 의심스러운 길을 택했다. 그러나 다행히 그 여정을 함께할 좋은 친구가 옆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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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새론, 꽃망울이 차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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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한 분홍색 블러셔를 아이섀도처럼 눈두덩에 넓게 펴 발랐다. 눈썹은 결을 따라 도톰하게 그리고 입술에는 립글로스를 발라 생기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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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과 스커트 모두 디케이앤와이(DKNY).

갈색 아이섀도로 아이라인을 부드럽게 그리고, 광대뼈 위쪽에 분홍색 블러셔를 발라 생기를 주었다. 입술은 비슷한 계열의 핑크색 립스틱을 안쪽부터 채우듯 발랐다. 피부는 원래 피부보다 한 톤 밝은 파운데이션을 바르고 투명 파우더를 덧발라 보송보송하게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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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워 장식 톱과 스커트 모두 유돈 초이(EUDON CHOI).

맑고 보송보송한 피부에 콧등과 광대뼈 위쪽, 이마 등에 하이라이터를 터치해 얼굴의 입체감을 강조했다. 짙은 분홍색 립스틱을 입술 안쪽에만 틴트처럼 톡톡 찍어 바르고, 마스카라로 속눈썹을 가볍게 컬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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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송(JAIN SONG), 스커트 사카이(SAC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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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드레스 안에 입은 톱 로우클래식(LOW CLASSIC), 드레스 버버리 프로섬(BURBERRY PRORSUM).

붉은빛이 감도는 밝은 헤어가 돋보이도록 입술에 보랏빛을 더했다. 투명 립글로스를 발라 입술을 반짝이게 연출한 후 짙은 퍼플 컬러 아이섀도를 입술 안쪽에만 덧발라 신비로운 느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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