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onnie Chic

포근한 느낌의 박시한 코트 29만8천원, 안에 입은 브이넥 니트 원피스 9만8천원 모두 보니알렉스(Bonnie Alex), 로퍼 코스(COS).
포근한 느낌의 박시한 코트 29만8천원, 안에 입은 브이넥 니트 원피스 9만8천원 모두 보니알렉스(Bonnie Alex), 로퍼 코스(COS).
낙낙한 핏과 파스텔 핑크 컬러가 돋보이는 코트 15만8천원, 보드라운 감촉의 팬시 얀으로 직조한 브이넥 니트 톱 8만9천원, 화이트 와이드 팬츠 가격 미정 모두 보니알렉스 (Bonnie Alex).
낙낙한 핏과 파스텔 핑크 컬러가 돋보이는 코트 15만8천원, 보드라운 감촉의 팬시 얀으로 직조한 브이넥 니트 톱 8만9천원, 화이트 와이드 팬츠 가격 미정 모두 보니알렉스(Bonnie Alex).
알파카 코트 39만8천원, 타탄 체크 롱 셔츠 9만8천원, 크롭트 와이드 팬츠 9만8천원 모두 보니알렉스(Bonnie Alex), 로퍼 코스(COS).
알파카 코트 39만8천원, 타탄 체크 롱 셔츠 9만8천원, 크롭트 와이드 팬츠 9만8천원 모두 보니알렉스(Bonnie Alex), 로퍼 코스(COS).
루스하게 흘러내리는 실루엣이 여성스러운 무통 코트 25만8천원, 케이블 니트 스웨터 6만9천원, 버건디 스웨이드 스커트 가격 미정 모두 보니알렉스(Bonnie Alex), 슬링백 로퍼 코스(COS).
루스하게 흘러내리는 실루엣이 여성스러운 무통 코트 25만8천원, 케이블 니트 스웨터 6만9천원, 버건디 스웨이드 스커트 가격 미정 모두 보니알렉스(Bonnie Alex), 슬링백 로퍼 코스(COS).
퍼가 트리밍된 후드가 고급스러운 스타디움 점퍼 35만8천원, 브이넥 롱 니트 카디건 11만8천원 모두 보니알렉스(Bonnie Alex), 레이스업 로퍼 코스(COS).
퍼가 트리밍된 후드가 고급스러운 스타디움 점퍼 35만8천원, 브이넥 롱 니트 카디건 11만8천원 모두 보니알렉스(Bonnie Alex), 레이스업 로퍼 코스(COS).
벌키한 느낌의 롱 니트 카디건 12만8천원 보니알렉스(Bonnie Alex), 스웨이드 스트랩 샌들 코스(COS).
벌키한 느낌의 롱 니트 카디건 12만8천원 보니알렉스(Bonnie Alex), 스웨이드 스트랩 샌들 코스(COS).
풍성한 라쿤 퍼 트리밍 후드가 포인트인 무통 코트 45만8천원, 세미 와이드 핏 크롭트 팬츠 12만8천원 모두 보니알렉스(Bonnie Alex), 스웨이드 스트랩 샌들 코스(COS).
풍성한 라쿤 퍼 트리밍 후드가 포인트인 무통 코트 45만8천원, 세미 와이드 핏 크롭트 팬츠 12만8천원 모두 보니알렉스(Bonnie Alex), 스웨이드 스트랩 샌들 코스(COS).
보이프렌드 핏 더블브레스티드 코트 35만8천원, 안에 입은 루스 핏 터틀넥 니트 원피스 8만9천원 모두 보니알렉스(Bonnie Alex).
보이프렌드 핏 더블브레스티드 코트 35만8천원, 안에 입은 루스 핏 터틀넥 니트 원피스 8만9천원 모두 보니알렉스(Bonnie Al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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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mind Wedding

김승우 턱시도 수트 란스미어(Lansmere), 셔츠와 보타이, 커머번드 모두 디올 옴므(Dior Homme), 구두 유니페(Unipair). 김남주 시퀸 장식 머메이드 드레스 모니크 륄리에 바이 소유 브라이덜(Monique Lhuillier by SOYOO Bridal).
김승우 턱시도 수트 란스미어(Lansmere), 셔츠와 보타이, 커머번드 모두 디올 옴므(Dior Homme), 구두 유니페(Unipair).
김남주 시퀸 장식 머메이드 드레스 모니크 륄리에 바이 소유 브라이덜(Monique Lhuillier by SOYOO Bridal).
김승우 체크 더블브레스티드 수트, 셔츠, 타이 모두 에르메스(Hermes), 브라운 앨리게이터 가죽 스트랩 워치 까르띠에(Cartier). 김남주 크림색 롱 니트 원피스 에르메스(Hermes), 헤어피스 제니퍼 베어 바이 더퀸라운지(Jennifer Behr by THE QUEEN lounge), 러브 브레이슬릿과 볼드한 링 모두 까르띠에(Cartier), 골드 링은 본인 소장품.
김승우 체크 더블브레스티드 수트, 셔츠, 타이 모두 에르메스(Hermes), 브라운 앨리게이터 가죽 스트랩 워치 까르띠에(Cartier).
김남주 크림색 롱 니트 원피스 에르메스(Hermes), 헤어피스 제니퍼 베어 바이 더퀸라운지(Jennifer Behr by THE QUEEN lounge),러브 브레이슬릿과 볼드한 링 모두 까르띠에(Cartier), 골드 링은 본인 소장품.
러블리한 스톤 벨트 장식 플레어 슬리브 레이스 드레스 시:작 바이 이명순(C:ZACC by Lee Myung Soon). 이어링, 다이아몬드 펜던트 네크리스 모두 까르띠에(Cartier).
러블리한 스톤 벨트 장식 플레어 슬리브 레이스 드레스 시:작 바이 이명순(C:ZACC by Lee Myung Soon). 이어링, 다이아몬드 펜던트 네크리스 모두 까르띠에(Cartier).

토요일 이른 아침, 강남의 어느 주택가에 있는 김승우와 김남주 부부의 집을 찾았다. 결혼 10주년 리마인드 웨딩 화보 촬영을 위해 부부의 집에 오랜 시간 함께해온 그들의 스태프들이 모였고, 집은 여느 주말 아침과 달리 분주했다. 스태프들이 한 명, 한 명 집에 들어설 때마다 첫째 딸 라희와 둘째 아들 찬희는 낯익은 얼굴들과 간간이 보이는 낯선 어른들에게 부지런히 인사를 건넸다. 스태프들이 1층과 2층을 오가며 바쁘게 돌아다니는 동안 찬희는 자신의 방을 차지한 화보 촬영용 옷 사이를 비집고 다니며 놀기도 하고 누나에게 뭔가를 찾아달라며 조르기도 했다. 열 살 라희는 찬희의 물건을 척하니 잘도 찾아주었다. 촬영 준비로 한창 바쁠 무렵, 두 아이는 태권도장에 가야 한다며 집을 나섰다. 평소보다 사람들이 많은 것만 빼면 여느 주말 아침의 풍경과 다를 게 없었다. 이 집은 이들 부부와 두 아이의 삶이 시작된 곳이다. “결혼할 때부터 10년 후에 리마인드 웨딩 촬영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때는 아예 리마인드 결혼식을 하려고 했죠. 그런데 막상 10년이 지나니 리마인드 결혼식까지 하긴 좀 귀찮더라고요.(웃음) 대신 기념사진을 찍기로 한 거죠. 처음에는 외국이나 제주도에 가서 찍을까 고민했어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우리 가족에게 가장 중요한 공간이 바로 이 집이더라고요. 이 집 정원의 감나무 아래 작은 의자에 앉아 태교를 했으니 아이들이 탄생하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모두 이 집에서 일어난 거죠. 10년 전 이 마당에서 저랑 남편, 둘이 찍은 사진이 있어요. 그리고 이제는 두 아이가 함께하는 거죠. 10년을 보낸 우리 집에서 우리 아이들과 함께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잖아요.”(김남주)

아티클 패턴 원피스 루이 비통(Louis Vuitton), 드롭 이어링과 링 모두 까르띠에(Cartier).
아티클 패턴 원피스 루이 비통(Louis Vuitton), 드롭 이어링과 링 모두 까르띠에(Cartier).
10년 전 결혼식 때 입었던 드레스와 수트. 김남주 목걸이와 팔찌 모두 까르띠에(Cartier), 링은 본인 소장품.
10년 전 결혼식 때 입었던 드레스와 수트.
김남주 목걸이와 팔찌 모두 까르띠에(Cartier), 링은 본인 소장품.
소프트한 질감의 베이비핑크 원피스 블루마린(Blumarine), 네크리스, 트위스트 브레이슬릿, 링 모두 까르띠에(Cartier), 러브 웨딩 링은 본인 소장품.
소프트한 질감의 베이비핑크 원피스 블루마린(Blumarine), 네크리스, 트위스트 브레이슬릿, 링 모두 까르띠에(Cartier), 러브 웨딩 링은 본인 소장품.
김승우 화이트 셔츠, 블랙 새틴 베스트 모두 엠포리오 아르마니(Emporio Armani), 타탄 체크 팬츠 아르코발레노(Arco Valeno), 블랙 앨리게이터 스트랩 워치 까르띠에(Cartier). 김남주 체크 보디 콘셔스 튜브톱 원피스 막스마라(MaxMara), 레이어드한 레이스 톱 오브제(Obzee). 
김승우 화이트 셔츠, 블랙 새틴 베스트 모두 엠포리오 아르마니(Emporio Armani), 타탄 체크 팬츠 아르코발레노(Arco Valeno), 블랙 앨리게이터 스트랩 워치 까르띠에(Cartier).
김남주 체크 보디 콘셔스 튜브톱 원피스 막스마라(MaxMara), 레이어드한 레이스 톱 오브제(Obzee). 
김승우 컬러 블록 터틀넥 톱 브리오니(Brioni), 팬츠 까날리(Canali), 태슬 로퍼 알든 바이 유니페어(Alden by Unipair). 김남주 블루 롱 셔츠, 프린지 스커트 모두 디올(Dior).
김승우 컬러 블록 터틀넥 톱 브리오니(Brioni), 팬츠 까날리(Canali), 태슬 로퍼 알든 바이 유니페어(Alden by Unipair).
김남주 블루 롱 셔츠, 프린지 스커트 모두 디올(Dior).
시스루 레이스 원피스 구찌(Gucci), 드롭 이어링, 레이어드한 링과 핑크 앨리게이터 가죽 스트랩 워치 모두 까르띠에(Cartier).
시스루 레이스 원피스 구찌(Gucci), 드롭 이어링, 레이어드한 링과 핑크 앨리게이터 가죽 스트랩 워치 모두 까르띠에(Cartier).
김승우 스카이블루 체크 셔츠, 더블브레스티드 수트 모두 브루넬로 쿠치넬리(Brunello Cucinelli), 블루 타이 에르메스(Hermes). 김남주 스톤과 플라워 아플리케 장식 원피스 드레스 제니 팩햄 바이 소유 브라이덜(Jenny Packham by SOYOO Bridal), 나비 모티프 헤어피스 비쥬반네스 바이 더퀸라운지(Bijou Van Ness by The queen lounge), 다이아몬드 드롭 이어링, 브레이슬릿, 링 모두 까르띠에(Cartier).
김승우 스카이블루 체크 셔츠, 더블브레스티드 수트 모두 브루넬로 쿠치넬리(Brunello Cucinelli), 블루 타이 에르메스(Hermes).
김남주 스톤과 플라워 아플리케 장식 원피스 드레스 제니 팩햄 바이 소유 브라이덜(Jenny Packham by SOYOO Bridal), 나비 모티프 헤어피스 비쥬반네스 바이 더퀸라운지(Bijou Van Ness by The queen lounge), 다이아몬드 드롭 이어링, 브레이슬릿, 링 모두 까르띠에(Cartier).

10년을 살아온 그들의 집은 그만큼의 세월과 삶이 고스란히 깃들어 있다. 가구며 인테리어 소품이며 작은 것 하나하나까지 오랜 시간 같은 모습으로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들이다. 부부의 침실이 있는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10년 전에 찍은 부부의 결혼사진과 아이들의 사진이 있고, 벽 한편에는 김승우가 아이들이 자랄 때마다 키를 기록한 흔적도 있다. 드문드문 아이들이 지금보다 어릴 때 그려놓은 낙서도 보인다. 집 이곳저곳에는 아이들의 책이며 장난감이 익숙한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다. 피아노 위에 김남주가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열심히 줄을 그어가며 공부한 자녀 교육 관련 책들도 눈에 띈다. “저는 원래 사람은 오랫동안 알고 지낸 익숙한 사람을 좋아하는데 물건은 새것을 좋아해요. 물건에 딱히 애착을 가지지도 않고 오래된 물건을 좋아하지도 않아요. 그런데 이 집을 채운 것은 전부 오랫동안 사용한 것들이죠. 인테리어도 바꾸지 않았어요. 결혼하고 이 집에서 좋은 일이 많았고 아들 하나, 딸 하나를 낳아서 건강하게 키웠으니 이 집을 채운 것은 무엇 하나 바꾸기가 쉽지 않아요. 실은 며칠 전까지만 해도 집에서 화보 찍을 생각을 하니까 귀찮기도 했죠.(웃음) 그런데 막상 오늘 아침에는 느낌이 이상하더라고요. 10년 동안 아이를 낳고, 그 아이들을 이렇게 키우고, ‘많이 애썼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많은 것을 이룬 것 같아 뿌듯하고 눈물이 날 것 같기도 하고 그러더라고요.”(김남주) 이날 촬영은 대부분 정원에서 이뤄졌다. 키가 커서 가지가 옆집으로 넘어간 커다란 감나무가 있는 정원은 이들 부부가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기도 하다. 감나무는 올해도 또 한 뼘 자란 것 같기도 하고, 감나무 가득 열린 감이 맛있게 익어가고 있으며, 단풍나무도 빨갛게 물드는 중이고 바퀴의 바람이 좀 빠진 자전거도 한 대 보인다. “이 집 자체가 제게는 향수가 느껴지는 곳이에요. 라희를 가졌을 때 남편이 엄청 바빴거든요. 밤에 혼자 있으면 무섭기도 하고 그랬어요. 그런데 그 아이가 이제는 키가 제 어깨에 닿을 만큼 훌쩍 자랐네요. 저기 빨간 꽃 보이세요? 얼마 전에 아이들이 키우던 햄스터 햄톨이가 죽어서 저곳에 묻어줬거든요. 그런데 마치 거짓말처럼 그 자리에 빨간 꽃이 피었어요. 정원 어디에도 그 꽃이 없는데 말이에요.”(김남주)

김남주는 리마인드 웨딩 촬영을 위해 10년 전 결혼식 때 입은 웨딩드레스를 준비했다. 그녀의 말마따나 생애 가장 빛나는 주인공이 된 듯한 순간을 함께한 웨딩드레스다. 그 드레스를 보고는 김승우도 결혼식 때 입은 수트를 찾아 왔다. “그때만 해도 바지를 좀 길게 입고 품도 이렇게 낙낙했어요.(웃음) 얼마 전에 결혼사진을 꺼내 봤죠. ‘어, 이 사람도 왔었네’ 하면서요. 가끔 그렇게 결혼사진을 함께 보곤 해요.”(김승우) 결혼하고 나서 식구가 늘어난 것을 빼면 이들 부부에겐 크게 달라진 건 없다. 여전히 서로에게 좋은 친구이고, 시놉시스를 함께 읽으며 조언해주는 동료이자 아이들을 재우고 난 뒤 함께 와인을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즐거운 부부다. “3년 전쯤에 단둘이 하와이에 여행을 다녀왔어요. 하와이는 우리에게 특별한 곳이죠. 신혼여행으로 갔던 곳이거든요. 둘이 여행을 다니니까 새롭더라고요. 다시 젊음을 찾은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마음껏 거리를 걸으며 예전에 데이트할 때처럼 지냈어요.”(김승우) “원래는 일주일 정도 계획했는데 애들이 보고 싶어서 4일 만에 돌아왔어요. 아이들이 없으니까 마냥 즐겁고 행복하지만은 않더라고요.(웃음) 최근에 가장 좋았던 순간을 꼽으라면 얼마 전 추석이에요. 평소에는 집안일을 도와주는 분이 있지만 명절에는 집에 오롯이 우리 네 식구만 남잖아요. 그런 날이면 애들 아빠가 요리를 하거든요. 근데 그 음식이 하나같이 맛있어요.”(김남주)

이날 마리끌레르 화보 촬영이 끝난 후에는 아이들과 기념 촬영도 했다. 메이크업을 한 엄마가 무섭다며 엄마 얼굴을 잘 보지 않으려고 하던 찬희는 턱시도가 제법 잘 어울렸고, 아빠의 눈을 빼닮아 눈이 아주 예쁜 라희는 엄마가 직접 고른 드레스를 입고 엄마, 아빠의 손을 잡았다. “10년 후에도 지금 같으면 좋겠어요. 배우로서도 마찬가지예요. 더 좋은 배우가 되어야겠다는 목표 같은 건 없어요. 지금처럼만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아이러니한 건 이제는 지금만큼만 유지하려고 해도 지금보다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는 거겠죠.”(김승우) ”둘이 이런 얘기를 했어요. 배우로서 우리가 지금보다 뭘 얼마나 더 올라가고, 또 내려간다고 얼마나 내려가겠느냐고. 대단한 톱스타가 되겠다는 꿈을 가지기보다는 지금의 우리 일을 지켜가면서 잘 살고 싶어요. 그런데 엄마로서는 목표가 있어요. 아이들을 잘 키우고 싶죠. 먼 훗날 아이들이 저를 좋은 사람으로 기억해줬으면 좋겠어요.”(김남주).

예쁜 남자 박유환

체크무늬 코트, 브라운 카디건 모두 멜린다 글로스 바이 비이커(Melinda Gloss by Beaker), 팬츠 바레나 바이 비이커(Barena by Beaker).
체크무늬 코트, 브라운 카디건 모두 멜린다 글로스 바이 비이커(Melinda Gloss by Beaker), 팬츠 바레나 바이 비이커(Barena by Beaker).

드라마 주인공 남녀의 사연 많은 밀당 스토리에 조금씩 지쳐갈 때, 탁 치고 나오면서 때론 코믹하게, 가끔은 누구보다도 진지하게 존재감을 드러내는 조연 커플의 러브 라인이 반갑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에서 고백부터 뽀뽀까지 제법 빠르게 진도를 빼던 속 시원한 커플이 있었다. 바로 작품 속 배경이 된 <모스트> 편집팀의 두 막내 ‘준우’와 ‘한설’이다. 회가 거듭될수록 주인공 커플 못지않게 이 두 사람의 뒷이야기가 점점 더 궁금해졌고, 새침한 듯 귀여운 한설과 더없이 순진해서 매력적이던 준우가 이루는 ‘케미’는 산뜻했다. 토끼 같은 눈으로 헤벌쭉 웃으며 동생같이 귀엽게 굴다가도, 좋아하는 여자를 위해 사방팔방 뛰어다니며 부단히 애쓰는 준우는 금세 여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남자다. 이런 준우를 특유의 사랑스러운 매력을 더해 연기한 배우 박유환. 드라마 속에서 방금 빠져나온 듯 해맑게 웃으며 말을 걸어오는 그를 만났다.

블랙 터틀넥 니트 톱 유니클로(Uniqlo).
블랙 터틀넥 니트 톱 유니클로(Uniqlo).

<모스트> 매거진의 패션팀 어시스턴트로 열심히 뛰어다니던 준우가 오늘은 화보 촬영의 주인공이 되어 나타났네요. 신기해요. 모든 스태프가 어떤 역할을 맡는지, 화보 촬영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흐름이 잘 읽혀서 반가워요.

오늘이 <모스트>의 화보 촬영 날이라면 준우는 지금 뭘 하고 있었을까요? 절대 이렇게 못 앉아 있죠! 분주하게 소품을 챙기고 모델들의 의상을 열심히 정리하고 있어야죠.(웃음)

워낙 반응이 좋기도 했고, 준우라는 캐릭터를 통해 새로운 박유환을 보여줄 수 있었던 드라마라 보내기 아쉬웠을 것 같아요. 어떤 작품이든 시작하면 무조건 끝이 있고, 그때마다 늘 아쉽긴 한데 <그녀는 예뻤다>는 유난히 더 그러네요. 이번 작품을 찍을 땐 매일같이 설레었어요. 한설과 러브 라인을 만드는 것도 두근거렸고, 편집팀 선배들과 지내는 것도 좋았죠. 드라마에서처럼 실제로도 다들 흥이 많아서 늘 즐겁게 어울렸거든요.

연기를 시작한 계기는 뭔가요? 스무 살 무렵이었을 거예요. 하고 싶은 일이 명확하게 떠오르지 않아서 의미 없이 지내던 어느 날, 유천이 형이 연기 연습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고 처음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날부터 꾸준히 기본기를 배웠고, 차츰 단역으로 출연하면서 활동하기 시작했죠.

형이 드라마 모니터도 가끔 해주나요? 제 방에 들어와 제가 연기한 준우를 흉내 내면서 장난을 치기도 해요.(웃음) 형하고 연기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안 해요. 마주 앉아 그런 얘기 하는 건 왠지 좀 쑥스럽더라고요. 그냥 가끔 둘이 집에서 술 한잔하면서 ‘이번에 그 연기 좋더라’ 가볍게 이야기하는 정도예요. 그래도 조용히 뒤에서 지켜봐주는 형 덕분에 항상 든든해요.

박유천의 동생으로 받는 사람들의 관심, 형의 존재가 부담스러울 때도 있을 것 같아요. 전혀 없어요. 우린 가족이잖아요. 가족의 존재가 부담스러울 리가 없죠. 다만 어릴 때, 그러니까 제가 연기자가 되기 전에는 사람들의 관심이 벅찰 때도 있긴 했어요. 하지만 성인이 되고, 제가 좋아하는 일을 시작한 뒤에는 전혀 불편하지 않았어요. 형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제가 맡은 일을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단숨에 인기를 얻는 스타가 되기보다는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배우 박유환의 이름으로 한 계단 한 계단씩 천천히 올라가고 싶어요.

형을 보며 열정을 키워 도전한 연기. 몇 년간 직접 해보니 어떤가요? 작품을 찍을 때마다, 한 캐릭터씩 맡을 때마다 진정한 제 모습을 찾아가는 느낌이 들어요. 희한해요. 분명 다른 인물을 연기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저 자신을 더 깊이 들여다보게 되는 것 같기도 하고요.

베이지 니트 스웨터 김서룡 옴므(Kimseoryong Homme), 팬츠 솔리드 옴므(Solid Homme), 블랙 스니커즈 이티스(Eytys), 스트라이프 양말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베이지 니트 스웨터 김서룡 옴므(Kimseoryong Homme), 팬츠 솔리드 옴므(Solid Homme), 블랙 스니커즈 이티스(Eytys), 스트라이프 양말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로맨스가 필요해 3>와 <그녀는 예뻤다>에서 경쾌한 캐릭터를 연기했으니 이젠 성격이 다른 인물이 욕심날 것 같아요. 특정한 장르나 역할이 욕심난다기보다는 그냥 원래 제 목소리 톤으로 연기할 수 있는 캐릭터를 한번 맡아보고 싶어요. 준우가 되었을 땐 늘 높은 목소리 톤으로 대사를 했는데, 제 진짜 목소리는 좀 낮고 차분한 편이거든요. 나긋나긋한 말투로 연기할 수 있는 일상적인 인물을 맡아보고 싶어요.

전작을 끝내고 이번 드라마로 돌아오기까지 쉬는 기간이 꽤 길었어요. 많이 쉬었어요. 가까운 사람들도 만나고, 여행도 여러 번 다녀왔죠. 혼자 생각을 많이 하면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어요. 제가 낯을 많이 가려요.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보면서 외로운 시간을 갖는 걸 좋아하죠.

의외예요. 잘 웃고 밝아서 늘 주변이 북적북적 붐비는 사람일 거라 생각했어요. 조금씩 그렇게 변해가는 중이에요. 연기 활동을 시작하기 전에는 사람이 많은 곳에 가는 걸 불편해하고 친한 사람들만 조용히 만나는 스타일이었는데, 여러 작품을 찍으면서 성격이 밝아졌죠. 사람들과 어울리는 법도 알아가고, 같은 분야에서 일하는 선배들을 보면서 배우는 점도 많고요. 일종의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차츰 성장해가는 것 같아요.

<그녀는 예뻤다>의 준우는 늘 생기 넘치고 활달한 캐릭터였어요. 좋아하는 여자의 말이라면 뭐든 들어주는 준우. 요즘 애완남, 포켓남으로 불리던데 마음에 들어요? 좋죠. 준우랑 잘 어울리는 말이잖아요. 제 실제 모습은 그렇지 않아서 좀 오글거리긴 하지만요. 드라마 촬영 현장에서도 다들 절 얼마나 놀렸는데요. 제가 도착하면 ‘와, 포켓남이다!’ 하면서요.(웃음)

어떤 부분이 그렇게 오글거렸어요? 편집팀에서 일하는 장면을 찍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어요. ‘내가 다니는 회사다, 나는 팀의 막내다’라고 생각하는 게 편했거든요. 그런데 한설에게 애정 표현을 하는 신은 꽤 힘들더라고요. 특히 마지막 회에서 ‘결혼은 너 원할 때 언제든지 하자’ 하는 대사에 귀여운 애드리브를 섞는 부분이요. 그런 대사를 순진한 말투와 표정으로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해야 하니 참 쑥스럽더라고요.

준우 말고 실제 박유환은 연애할 때 어떤 남자일지 궁금해요. 여자친구가 좋아하는 건 다 받아들이는 스타일이에요. 두 사람이 연애할 땐 서로의 자존심을 지켜주는 것과 아무리 가까워도 예의를 잃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한번 사랑에 빠지면, 마음 가는 대로 솔직하게 표현하고 좋은 만큼 행동에 옮기는 편이에요. 아, 준우가 그랬던 것처럼 여자친구가 코 푼 휴지를 치우고 화장실 악취를 참는 건 실제로도 아무렇지도 않게 해줄 수 있어요. 사랑하면 뭐든 다 괜찮아요.

어떤 연애를 꿈꾸나요? 저는 꽤 ‘순수’한 연애관을 가진 남자인 것 같아요. 그렇다고 ‘순진’하지는 않죠.(웃음) 몇 번의 사랑을 겪으면서 다치기도 하고, 꿈 같은 시간을 보내기도 했어요. 그런 경험으로 배운 것도 많아요.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연애는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긍정적이고 밝은 관계예요. 초기에 뜨겁게 사랑하다 권태기도 겪고, 또 관계가 지속되면서 정도 들고. 그렇게 서로에게 스며드는 일상적인 연애의 흐름이 좋아요. 오랜 시간 가까이 두고 보면서 같이 발전해나가는 그런 연애요.

시끌시끌했던 올해가 끝나가네요. 박유환에게 2015년은 어떤 해로 기억될까요? 앞으로 더 열심히 나아갈 수 있는 탄력을 받은 시간. 올해는 정말 좋은 에너지를 많이 얻었어요. 나 자신을 위해 열심히, 행복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유난히 자주 한 해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