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섹스 토이, 들어봤니?

1511mcmalims11_04

그곳에 끼는 반지

가끔 남자친구와 성인용품 사이트에 들어가보는 나는 어느 날 일명 ‘낙타 눈썹’으로 불리는 링을 발견했다. 동그란 링 주변에 속눈썹처럼 생긴 긴 인조모가 붙어 있는데, 남자의 귀두 밑 중간 부분에 끼우고 삽입하면 속눈썹이 파트너의 질 안쪽을 자극해 여자가 더 큰 만족을 얻을 수 있다는 게 요지였다. 진짜 낙타 눈썹으로 만든 중동산 제품이 원조라는 믿기 어려운 속설을 뒤로하고 과감히 실행에 옮겨본 결과, 피스톤 운동을 할 때 전에 느끼지 못한 간질간질한 촉감에 호불호가 갈릴 듯하다. 안타깝게도 나는 불호. 무엇보다 혹시나 눈썹 털이 빠져 질 내부에 남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섹스에 집중하기 힘들었다. 또 제품을 잘못 선택하면 페니스 굵기에 따라 돈만 버리는 수가 있으니 주의할 것. _D, 28세, 자영업자

 

1511mcmalims11_05

10개의 혀가 주는 자극

함께 유학을 하다 남자친구가 먼저 귀국한 이후로 섹스리스의 실의에 빠진 나에게 현지의 친구가 슬쩍 추천한 섹스 토이가 있었으니, 바로 동그란 휠에 날개처럼 달린 작은 혀들이 회전하면서 클리토리스를 자극하는 자위용 기구였다. 분홍색 실리콘 혀의 첫인상은 꽤 징그러웠지만, 휠을 끼워 넣는 본체는 꽤 디자인이 깔끔했고, 독특한 모양새에 호기심이 동한 나는 만만치 않은 가격대의 기구였지만 눈 딱 감고 질러버렸다. 속도와 방향을 조절할 수 있는 데다 다양한 혀 모양을 본뜬 교체용 휠(설명서에는 혀 피어싱을 한 남자가 오럴 섹스를 해줄 때와 비슷한 기분이 드는 버전도 있다고 했다)도 있어 기발하다는 측면에서는 그동안 써본 자위 기구 중 단연 독보적이다. 무엇보다 의외로 부드러운 실리콘의 감촉이 젤과 합쳐지면 꽤 진짜처럼 느껴지니 꿩 대신 닭이라고 특히 그의 애무가 그리운 밤에는 은근히 도움이 된다. 혹시나 써볼 사람들을 위해 한 가지 팁을 전하자면 회전 속도가 빨라질수록 소음도 꽤 커지니, 배경 음악을 깔아놓고 즐기는 게 집중이 잘 된다는 거다. 아, 이 기구와 삽입용 딜도를 위아래로 연결해 동시에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부속품도 있다. 활용도가 쏠쏠하다. _P, 29세, 학생

 

1511mcmalims11_02

산소 호흡기가 아닙니다

섹스를 시작할 때 항상 남편이 지나치지 않고 물고 빨고 핥는 부분이 가슴이다. 결혼기념일을 앞둔 어느 날, 집으로 정체불명의 택배가 하나 도착했다. 그 안에는 동그란 실리콘 흡착기 두 개와 작은 에어 펌프가 튜브로 연결된 기구가 들어 있었다. 얼핏 수술 도구처럼 생겼지만, 온통 핑크색인 그 기구가 의료용일 리는 만무해 의아해하던 나는 퇴근 후 돌아온 남편의 설명에 박장대소했다. 그의 설명인즉, 양쪽 가슴에 붙이고 펌프질을 하면 흡착기가 공기를 빨아들이며 나의 유두를 자극한다는 것이었다. 정성스레 젤을 발라주고 기구를 양 가슴에 붙이는 남편의 모습이 사뭇 비장해 나 또한 진지한 태도로 그를 바라보았다. 바이브레이터가 같이 달려 있어 효과는 확실히 강력했지만, 발갛게 솟아오른 가슴에 대고 ‘하우 두 유두?’를 외치는 그의 예상치 못한 애드리브에 호흡이 불가능할 정도로 웃어젖힐 수밖에 없었다. 같은 이치로 여자의 아래쪽을 진공상태로 만들어 자극하는 기구도 있다던데, 산소호흡기와 흡사하게 생긴 모양은 조금 마음에 걸리지만 섹스에 권태기가 올 때를 대비해 염두에 둬야겠다. _B, 34세, 주부

 

1511mcmalims11_03

장거리 섹스의 신세계를 열다

그의 갑작스러운 해외 발령으로 장거리 연애를 하게 된 우리 커플은 가끔 화상 통화로 서로의 명령에 따라 자위를 했는데, 이게 말로만 주고받다 보니 서로 절정에 다다르는 타이밍을 놓치기 일쑤였고, 분위기 잡다가 괜히 김만 새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가 느낌표를 10개는 붙인 흥분된 문자와 함께 한 해외 사이트의 주소를 보내왔다. 사이트에선 꽤 귀엽게 생긴 한 쌍의 남성용과 여성용 자위 기구를 팔고 있었는데, 놀랍게도 와이파이를 통해 두 기구가 서로 연동이 되는 섹스 토이였다. 사이트는 친절하게 한국어 서비스가 되고, 10만원쯤 하는 가격에 한국으로 직배송도 해주니 써보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소프트웨어 앱을 깔고 각자의 기계를 블루투스로 연결한 뒤, 앱에서 친구 추가를 하면 끝. 둘 다 접속된 상태에서 서로가 기구를 움직이는 속도나 패턴에 따라 상대방 기구가 반응해 정확히 ‘동시에’ 움직이니, 실제로 함께 섹스를 하는 기분이 든다. 첨단 IT 인터랙티브 테크놀로지의 정점을 맛보았다고나 할까. 개발자에게 무한한 감사를 전한다. _L, 32세, 회사원

이런 사무실, 진짜 있다

미래의 사무실 - 20151102181726_vmRUnEUvkc

구글링을 하다가 괴상한 풍경 하나를 목격했다. 사무실인데 책상과 의자가 없다. 대신 높낮이와 경사를 달리한 기하학 형태의 구조물이 공간 가득 들어차 있고, 직원들은 구조물 위에 앉거나 서서 혹은 기대거나 누워 노트북 자판을 두드리고, 회의를 한다. 거대한 구조물이 사용자의 편의에 따라 책상이나 의자, 침대로 분했다. TV 프로그램 <있다! 없다?>에 나올 법한 이 드림 오피스는 유감스럽게도 ‘아직’ 없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건축 문화 그룹 RAAAF(Rietveld Architecture-Art Affordances)와 비주얼 아티스트 바르바라 피서르(Barbara Visser)가 2025년 사무실의 미래를 예언한 설치 작품 ‘The End of Sitting’이다. ‘아직’ 없되, 곧 등장할 것이라 단정하는 이유는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사무실의 변화가 이와 닮았기 때문이다

IT 기업과 스타트업 회사들은 이미 ‘워크 스마트’라는 이름 아래 근무 방식에 대한 다양한 실험을 벌이고 있다. 혁신의 시작은 스탠딩 데스크다. 2~3년 전부터 의사들은 ‘몸을 비꼬든 앞뒤 좌우로 비틀거나 흔들든 걷든 상관없으니 제발 앉지만 마라!’ 하고 외쳤고, 장시간 앉아 근무하는 것이 대사증후군, 하지정맥류, 심혈관 질환 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실험 결과를 공개하며 ‘좌식의 종말’을 주장했다. 미국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유행한 서서 일하기 문화는 곧 한국에까지 전파됐다. 헬스 커뮤니케이션 마케팅 회사 엔자임헬스는 지난해 가을부터 서서 일하는 공동 사무 공간 ‘스탠딩 존’을 마련했으며, 신청자에 한해 개인 스탠딩 책상을 지원한다. 엔자임헬스의 유찬미 컨설턴트는 “서서 일한다고 하면 종일 서 있을 거라고 오해하는데, 책상 높이를 조절하며 앉았다 섰다를 반복할 수 있기 때문에 적어도 벌 서는 기분은 들지 않는다.(웃음) 허리를 다친 이후로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마다 통증이 있어 스탠딩 책상을 사용하게 됐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허리 통증은 확실히 줄었고, 다리 부종도 가라앉았다. 기대하지 않았던 효과는 업무 능률 향상. 집중력이 떨어지는 오후 2~3시에는 주로 일어나서 업무를 보는데 잠 깨는데 이만한 방법이 없다. 누군가는 다이어트에도 좋을 거라고 했지만 1시간 서 있는다고 몸무게가 줄진 않는다. 그래도 체형을 유지하는 데는 꽤 도움이 되는 편”이라고 말한다. 엔자임헬스에는 8명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대형 스탠딩 테이블도 있어 하루에 한 번은 ‘일동 기립’한 채 회의도 한다. 스탠딩 테이블 앞에 하체운동에 도움이 되는 스태퍼를 설치해 발판을 밟으며 업무를 볼 수도 있다. 이 변화에 정부도 거들었다. 지난 7월 미래창조과학부 정책총괄과 직원들이 경기도 정부 과천청사 사무실에 있는 스탠드 바 형식의 책상에서 근무하기 시작했다.

‘자리 없는 회사’도 있다. 국내에도 진출한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업체 CBRE은 미국 지사에 한해 ‘워크플레이스 360’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정석을 없앴다. 책상은 먼저 오는 사람이 임자! 개인 노트북을 사용하고, 책상마다 고유 내선 번호를 설정할 수 있다. 주택을 사옥으로 개조한 에어비앤비 코리아 역시 총 2층, 4개 사무 공간의 주인이 매일 바뀐다. 지난 4월, 신용산 신사옥으로 이전한 LG유플러스는 서비스 디자인 개발 업무를 담당하는 UX개발센터에 한해 자율좌석제를 시작했다. 창의적이고 자율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만큼 개방적인 분위기를 구현하고자 한 것.

세계에서 가장 긴 책상은 어떤가? 미국 광고대행사 바바리안(Barba-rian Group)은 약 335m 길이의 책상을 완성했다. 구글, 디즈니 등과 함께 일한 세계적인 건축가 클리브 윌킨슨(Clive Wilkinson)의 작품이다. 최대 1백75명이 동시에 앉을 수 있는 이 책상은 면적만 무려 410㎡. 직원들이 지위에 상관없이 하나의 책상에 앉아 일한다는 동질감을 주기 위해 고안한 디자인으로 많은 사람들이 앉을 수 있도록 다양한 곡선을 사용했다. 가구라기보다 건축물에 가까운 이 테이블은 2014년 ‘인사이드 월드 페스티벌 오브 인테리어(Inside World Festival of Interior)’에서 최고 오피스 디자인 상을 받았다. 건축가 클리브 윌킨슨은 광고 에이전시TBWA/Chiat/Day 사무실 안에 50여 그루의 나무를 심었던 이다.

사무실의 기상천외한 변화가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 염려스럽다. 위의 사례들을 지침 삼아 직원의 창의성과 업무 효율은 사무실 책상 하나 바꾸면 해결된다고 믿을 이 땅의 CEO들 때문이다. 입 아픈 소리지만 직무 환경 만족도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개인 생활 만족도다. 근무시간의 물리적 양이 개인의 능력치과 비례한다고 믿는 기업 문화가 변화하지 않는다면, 아마 오랫동안 우리가 회사에 바라는 최고의 복지는 ‘정시 퇴근’일지도 모르겠다.

연관 검색어
,

파리 연쇄 테러 사건을 목격하다

20151117180810_gMSUfPpZhg

11월치고는 날씨가 제법 따뜻했던 13일 금요일 저녁. 한 주를 마친 나는 주말이면 즐겨 찾는 생마르탱 운하(Canal Saint-Martin) 근처의 와인 바 ‘오 케(Au Quai)’에 들렀다. 이곳은 친구 알랭(Alain)이 운영하는 곳이라 평소 자주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파리 10구에 위치한 생마르탱 운하 지역은 분위기 좋은 카페와 술집이 즐비해 주말이면 많은 파리지앵이 모여드는 동네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레스토랑 ‘르 프티 캉보주(Le Petit Cambodge)’와 ‘르 카리용(Le Carillon)’ 카페의 테라스에도 금요일 밤을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나 역시 친구와 함께 보졸레 와인을 마시며 여유로운 분위기를 즐기고 있었다. 저녁 식사 시간이 끝나갈 무렵, 정확한 시각은 밤 9시 20분. 사람들의 웃음소리 사이로 갑자기 어디선가 ‘펑’ 하고 굉음이 들려왔다. “누가 폭죽을 터뜨리나보다.” 옆 테이블의 사람들이 말했다. 나는 순간적으로 총소리라는 걸 직감했다. 한 발이 울리고, 연이어 두 번째, 세 번째 총성이 울렸다. 사람들의 말소리가 줄어들었고, 순식간에 주변은 고요해졌지만 총성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나와 함께 있던 친구가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확인하기 위해 소리가 난 곳으로 달려갔다. 몇 초 후 그가 비명을 지르며 뛰어와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카트린, 경찰에 전화해. 사람들이 죽었어!”

나는 르 카리용 카페 앞으로 달려갔다. 테라스의 의자들은 모두 쓰러져 있었고, 테이블 위의 유리잔들이 바닥에 나뒹굴었으며 몇 명의 사람들이 피를 흘리며 누워 있었다. 몇 분 전까지만 해도 즐겁게 맥주를 마시며 떠들썩한 주말을 즐기던 사람들로 가득했던 그곳이 참혹한 테러 현장으로 바뀌어 있었다. 섬뜩한 정적이 흘렀다. 모두 공포에 휩싸여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했고, 비참한 전쟁터를 눈앞에 둔 상태로 움직이지 못했다. 잠시 동안의 정적을 깨고 다시 총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끔찍한 비명 소리와 함께 한 남자가 울부짖는 소리가 들렸다. 곧이어 두 명의 구급대원이 도착했다. 사람들을 공격한 범인들이 찻길로 뛰어나와 검은 승용차 옆에 서서 다른 카페들을 향해 총구를 겨눴다.

휴대폰에 메시지가 도착했다. 같은 시간에 스타드 드 프랑스(Stade de France)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벌어졌다는 뉴스였다. 파리 전역에서 벌어진 심각한 테러 사태에 대한 뉴스를 접한 나는 우선 아들 마르티(Marty)부터 보호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고, 아이가 테러 현장에서 가까운 곳에 있지 않기만을 바랐다. 남편에게 전화해 아들을 찾으러 가라고 말했다.

수많은 경찰이 도착해 현장을 포위했다. 경찰의 지시에 따라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가게 안으로 피신했고, 총상을 당한 피해자들은 급박하게 이송됐다. 마음이 급했다. 가족과 친구들의 안전을 확인해야 했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휴대폰을 꺼내 들고 여기저기에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현장이 수습된 지난 주말, 오 케를 운영하는 친구 알랭은 테러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의미로 가게 문을 열지 않았다. 하지만 다음 주 금요일이 되면 우리는 프랑스산 와인 한 병을 앞에 두고 다시 똑같은 장소에서 평소와 같이 주말을 즐길 것이다. 그들이 남기고 간 테러의 공포에 굴복하지 않고 싶기 때문이다. 파리지앵들은 그들이 가한 위협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숨거나 피하지 않고, 오랜 시간 지켜온 파리의 전통과 문화, 평화로운 일상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다.

왜 하필 파리 10구인가?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범들이 이 지역을 공격한 이유는 무엇인가? 파리 시장 안 이달고(Anne Hidalgo)가 말했다. “테러범들이 겨냥한 지역은 파리에서 가장 훌륭한 역사를 간직한 곳 중 하나이고, 파리지앵이 가장 사랑하는 곳이며, 자유를 즐기기 위해 찾아가는 지역이다. 이슬람 광신도들은 프랑스인이 이룬 평화로운 사회를 파괴하고자 했고, 우리의 자유를 상징하는 지역인 파리 10구를 공격함으로써 테러의 위협을 극대화하고자 한 것이다.”

우리는 침묵하지 않을 것이다. <마리끌레르> 프랑스는 오래전부터 다뤄온 여성의 자유, 나아가 모든 사람이 가진 행복해질 권리를 더욱 열렬하게 외칠 것이다. 그 누구도 테러라는 폭력으로 우리에게서 사랑할 자유, 행복한 일상을 누릴 자유를 앗아갈 수는 없을 것이다.